북위례 청약, 실수요자 대거 몰린다

  • 주간동아
  • 입력 2018년 11월 17일 11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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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기 좋지만 교통은 아직 … 남위례보다 3.3㎡당 1000만 원 저렴

11월 위례신도시 전경. 12월 오픈을 앞둔 ‘스타필드위례’도 보인다.
11월 위례신도시 전경. 12월 오픈을 앞둔 ‘스타필드위례’도 보인다.
신도시는 대부분 살기 좋다. 반듯하게 정비된 도로, 최신식 아파트, 접근성 좋은 상점 등 계획에 따라 만들어진 도시라 거주하는 이들의 만족도가 높기 마련이다. 또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레 상권이 형성되고 학교와 상업시설 등 각종 인프라까지 갖춰지면 유입인구는 더 늘어난다.

2013년 첫 입주를 시작한 위례신도시 역시 해가 갈수록 신도시 모양새를 갖춰가고 있다. 완공 아파트가 차츰 늘고, 상권도 형성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위례신도시에 주민등록을 한 인구는 9만 명을 넘어섰다.

위례신도시는 행정구역상 서울 송파구, 경기 하남시, 경기 성남시로 나뉜다. 가장 먼저 분양을 한 서울 송파구 장지동 ‘송파위례24단지꿈에그린’을 필두로 위례신도시 남쪽은 최근 5년간 대부분 입주를 완료했다.

12월 북위례 청약 예정, 관심 고조

위례신도시 북쪽, 즉 ‘북위례’는 12월부터 새 아파트 분양이 시작된다. GS건설 ‘위례포레자이’(559가구)를 필두로 현대엔지니어링 ‘힐스테이트 북위례’(1078가구)와 계룡건설 ‘위례신도시 리슈빌’(502가구) 등 2140여 가구가 순차적으로 분양될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나머지 5개 단지도 분양을 완료한다.

12월 초순 분양이 예정된 하남시 학암동의 위례포레자이는 공고가 나오기도 전부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전용면적은 95·101·108·131㎡로 중대형이 주를 이룬다. 면적은 넓지만 가격 부담은 적다. 공공택지 분양으로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기 때문. 3.3㎡당 1800만 원 선에 가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위례신도시 아파트 시세가 3.3㎡당 2500만~3500만 원인 것과 비교하면 1000만 원가량 저렴하다. 전용면적 95㎡ 아파트에 당첨된다면 3억7000만 원가량을 버는 셈이다. 게다가 분양가가 9억 원 이하일 경우 중도금 집단대출도 가능하기 때문에 계약금만 내고 은행대출로 나머지 중도금을 납부하면 된다.

송파구 가락동에 거주하는 40대 워킹맘 김모 씨는 “전세로 살다 집을 사려고 했는데, 최근 서울 집값이 너무 올라 기회를 놓쳤다. 더는 전세로 살고 싶지 않아 집을 알아보니 강북보다는 그래도 강남과 가까운 위례신도시가 더 나은 듯했다. 생활 편의시설도 거의 다 들어서 있어 아이들을 키우며 살기에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청약에 꼭 넣으려고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단점도 있다. 9·13 부동산대책 이후 공공택지지구에서는 주변 시세 대비 분양가 수준에 따라 전매제한 기간이 계약 시점으로부터 최대 8년까지 늘어나고, 거주 의무 기간도 최대 5년으로 강화됐다. 이번 위례포레자이에도 이 같은 내용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위례신도시는 2013년부터 최근까지 입주가 진행돼 차츰 신도시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위례신도시는 2013년부터 최근까지 입주가 진행돼 차츰 신도시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생각보다 도시 정비 잘돼 있어

이러한 제약 때문에 인터넷 부동산 카페에서는 북위례에 공급되는 신규 아파트가 과연 괜찮은 투자처인지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누리꾼 사이에서는 ‘위례포레자이는 하남시와 더 가까워 남위례 집값과 비교할 수 없다’ ‘위례신도시에서도 북쪽 끝에 있는 단지라 매력이 떨어진다’ 등 부정적인 평가와 ‘단점이 있어도 전매제한이 풀리면 분양가보다 오른다’ ‘서울지하철 5호선 거여역과 가까워 지리적으로 이점이 있다’ 등 긍정적인 평가가 엇갈린다.

위례신도시 부동산 분위기를 눈으로 확인하고자 11월 중순 현장을 찾았다. 서울지하철 8호선 복정역에서 바라본 위례신도시는 상당히 깔끔했다. 신축 아파트들은 동 사이 간격이 넓어 앞 동이 시야를 가리지 않았고, 드라마에 나올 법한 시설 좋은 초중고교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위례신도시 중심 상권인 위례중앙광장은 널찍한 데다, 차량 통행을 막고 보행자 중심으로 설계해 쾌적한 느낌이 들었다. 1층 상가에는 생각보다 많은 가게가 들어차 있었다. 음식점과 커피숍은 물론 화장품 매장, 옷가게 등 생활용품 판매점도 눈에 띄었다.

오전 시간대라 광장을 지나는 사람은 대부분 주부였다.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어디론가 향하는 여성, 커피숍·음식점 등에 삼삼오오 자리 잡고 담소를 나누는 여성이 많았다. 저녁에 문을 여는 술집이나 치킨집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손님들로 활기가 넘쳤다.

위례중앙광장 내 상권은 아직 공실이 있긴 하지만 상당수 가게가 현재 영업 중이다.
위례중앙광장 내 상권은 아직 공실이 있긴 하지만 상당수 가게가 현재 영업 중이다.
위례중앙광장에서 만두가게를 운영하는 A씨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상점이 거의 비어 있었는데, 반년 사이 1층은 대부분 들어찼다. 외부 사람들은 위례가 교통이 불편하다고 하지만 버스가 위례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면서 인근 지하철역까지 연결해줘 이만하면 살기 편하다. 위례가 앞으로 더 좋아질 것 같아 경기 광주시에서 출퇴근하며 장사하고 있다. 근처에 아들 오피스텔을 하나 얻었고, 딸에게도 북위례 아파트 청약을 권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인근 부동산공인중개업소의 말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D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지금 각 상가 건물은 1~2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채워지고 있다. 보통 신도시 하나를 다 짓는 데까지 10년이 걸린다. 최초 입주가 5년 전이었으니 향후 5년이면 상가도 대부분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위례신도시의 미래 가능성을 지나치게 낙관하는 것은 아닌가 싶어 교통을 문제 삼아 질문하자 D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즉각 반박했다. 그는 “지난달 위례신사선이 민자적격성 조사를 통과했다. 트램도 유지비가 많이 들 것이라는 예상 때문에 무산됐는데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다시 하기로 했다. 아파트 분양 당시 분양가에 트램 개발비를 포함했기 때문에 약속을 지켜야 한다. 교통이 좋아지고 북위례에 아파트가 다 들어서면 지금보다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위례신도시 아파트는 대부분 분양가에 비해 값이 상당히 올랐다. 위례중앙광장에 자리한 위례중앙푸르지오 1단지 전용면적 84㎡는 분양가 6억5710만 원에 공급됐는데, 9월 실거래가는 12억5000만 원으로 2배가량 뛰었다. 마찬가지로 래미안위례 역시 전용면적 101㎡의 분양가가 6억7590만~6억9060만 원이었으나 올해 2월 실거래가(가장 최근)가 13억 원으로 2배가량 상승했다.

북위례는 현재 대지만 마련돼 있고 분양이 완료된 단지는 골조공사가, 분양을 앞둔 단지는 터파기 공사가 한창이다.
북위례는 현재 대지만 마련돼 있고 분양이 완료된 단지는 골조공사가, 분양을 앞둔 단지는 터파기 공사가 한창이다.
시간 걸려도 교통문제 해결 예상

9·13 부동산대책 이후 호가가 이전 실거래가에서 약간 조정되긴 했지만 향후 더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상당했다. W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북위례가 위치적으로 하남에 가까워 전망이 밝지 않다고 얘기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위례는 오를 때면 위치와 상관없이 다 같이 오른다. 또 12월 ‘스타필드위례’가 문을 열면 유동인구가 더 늘어날 테고, 그 분위기가 이어져 상권도 확장될 것이다. 향후 몇 년 동안 도시 전체가 활기를 띠면 집값은 덩달아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위례중앙광장에서 북위례로 가는 길에 위례 주민들이 여러 차례 언급하던 스타필드위례를 볼 수 있었다. 스타필드 하남과 견줘도 빠지지 않을 규모였다. 12월 개장을 앞두고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었다. 완공되면 스타필드 하남과 마찬가지로 인근 지역 주민들이 몰려올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스타필드위례를 지나 남위례에서 북위례로 가는 길목에 공사 현장을 알리는 관문이 설치돼 있었다. 진입로 바로 뒤로 ‘위례 호반가든하임’ 골조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더 안쪽으로는 도로가 아직 정비되지 않은 탓에 들어갈 수 없었다.

위례포레자이가 들어설 예정인 A3-1 블록을 포함해 A3-2·3·4 대지는 터파기 공사가 한창이었다. 공사 현장 뒤로는 청량산이 병풍처럼 자리하고 있었다. 아파트들이 들어서면 청량산을 뒷동산처럼 오르내릴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위례신도시를 차량으로 둘러보는 내내 교통체증은 경험할 수 없었다. 평일 낮시간대라 한적한 감은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도로가 널찍하고 바둑판식으로 돼 있어 원활한 소통이 가능했다.

하지만 시내를 돌아다니는 택시를 거의 발견할 수 없었다는 점으로 미뤄 자가용이 없거나 운전을 못 할 경우 의존할 수 있는 교통수단은 버스가 유일했다. 따라서 예정된 위례신사선, 위례과천선, 위례선(트램) 중 하나라도 개통해야 주민들의 숨통이 트일 것 같았다.

현재 서울지하철 3호선 신사역에서 출발해 삼성역, 가락시장역을 지나 위례신도시를 잇는 위례신사선은 총 사업비 1조4253억 원을 투입해 2027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개통되면 위례에서 신사까지 20분이면 당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 위례과천선은 8월부터 국가 시행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다. 총 사업비 1조2245억 원이 투입되며, 현재 서울연구원에서 최종 노선을 검토 중이다.

가장 논란이 되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다소 생소한 트램 형태의 위례선이다. 위례신사선과 위례과천선은 각각 가로로 위례신도시를 관통할 예정이기 때문에 위례신도시를 남북으로 잇는 위례선은 주민에게 가장 필요한 교통편이다.

그러나 6월 사업성 부족으로 무산됐고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자 정부와 서울시는 어떻게든 추진해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는 실정이다. 무엇보다 비용 부담이 문제인데, 서울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건설비 전액을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국토교통부는 서울시가 비용 일부를 부담해야 한다며 팽팽히 맞서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시가 비용 일부를 부담할 경우 행정구역상 하남시와 성남시도 포함돼 있어 경기도 역시 일부 비용을 책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인기 많은 만큼 문턱도 높을 듯

위례신도시의 아킬레스건으로 지적되는 교통문제가 순조롭게 해결되면 미래 가치는 더욱 올라갈 전망이다. 강남과 인접해 지리적 이점이 크기 때문. 이러한 이유로 실수요자 사이에서는 북위례 청약이 마지막 기회로 여겨진다. 경기 파주시에 거주하는 40대 직장인 최모 씨는 “서울 웬만한 아파트의 반값으로 비슷한 평형을 매수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또 북위례는 송파와도 가까워 생활 편의성이 좋아 보인다. 지인 가운데 무주택자는 죄다 북위례 청약을 노리고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나 인기가 많은 만큼 문턱도 높다. 9·13 부동산대책 전에는 청약 당첨자의 50%를 무주택자 가운데 가점이 높은 순서대로 뽑고, 나머지 50%는 무주택 탈락자와 1주택자 중에서 선발했다. 그러나 9월 이후 청약제도가 변경돼 무주택자 가운데 50%를 가점으로 뽑고, 나머지 50%의 75%는 무주택자, 25%는 무주택자와 1순위, 1주택자 추첨으로 당첨자를 가린다.

사실상 1주택자는 당첨에서 배제되는 셈이다. GS건설에 따르면 위례포레자이의 경우 특별공급도 신혼부부는 제외되고 다자녀·노부모 부양자만 청약할 수 있다. 당첨되면 쏠쏠하게 차익을 챙길 수 있는 기회를 철저히 실수요자들에게만 주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무주택 실수요자가 대거 북위례 청약을 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병철 부동산114 리서치팀 연구원은 “위례신도시는 남위례와 북위례의 위치가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위례신사선, 위례과천선, 트램 등이 언제 개통될지 아직 미지수라, 위례신도시에서 아파트가 어디에 위치하느냐는 크게 의미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 북위례 신규 분양 물량의 공급가액이 낮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내 집 마련 욕구가 큰 무주택 실수요자의 상당수가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위례=정혜연 기자 grape06@donga.com 사진=박해윤 기자

<이 기사는 주간동아 1164호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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