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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168〉자모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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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168〉자모사

나민애 문학평론가입력 2018-11-10 03:00수정 2018-11-1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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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모사 ― 정인보(1893∼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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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릿밥 남 주시고 잡숫느니 찬 것이며
두둑히 다 입히고 겨울이라 엷은 옷을
솜치마 좋다시더니 보공되고 말어라

19
어머니 부르올 제 일만 있어 부르리까
젖먹이 우리 애기 왜 또 찾나 하시더니
황천이 아득하건만 혼자 불러 봅니다



‘정인보는 누구다’ 쉽게 설명할 자신이 없다. 그의 활약이 워낙 많았고 중요했기 때문이다. 우선 정인보는 최후의 양명학자로 알려져 있다. 양명학 연구자가 지금에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정인보의 시대는 양명학을 삶의 가치관으로 받아들였던 마지막 시기였다. 게다가 그는 ‘오천년간 조선의 얼’을 연재하여 민족의 자부심을 고취시키던 민족주의자였으며 정약용의 저서들을 간행하여 조선학 운동을 이끌던 국학자이기도 했다.

위당 정인보는 문학적인 재능도 뛰어났던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지금도 부르는 개천절 노래, 광복절 노래의 가사 역시 정인보가 지었다. 게다가 그는 탁월한 시조 작가이기도 했다. 정인보의 시조 중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작품이 바로 이 ‘자모사’이다. 총 40수로 이루어진 자모사(慈母思)는 말 그대로 어머니를 생각하는 노래라는 뜻이다.

회고에 의하면 정인보에게는 두 분의 어머니가 계셨다. 한 분은 양어머니, 한 분은 낳아주신 친어머니로 두 분 모두 존경과 사랑을 받을 만한 분들이었다. 정인보는 두 어머니를 몹시 사랑했다. 어머니들을 다 잃고 난 후에는 “서러워 길 가다가도 가끔 혼자 울었다”고 말할 정도였다. 자모사 구절구절에는 그 마음이 꾹꾹 눌려 담겨 있다.

위대한 아들에게는 위대한 어머니가 있다. 위대한 어머니란 자식을 항상 사랑해주는 고마운 어머니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솜치마 사드려도 아끼시다 관에 넣어 가신 어머니. 일이 없어도 그저 부르고 싶은 어머니.
 
나민애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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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모사#정인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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