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초당동서 4세기 신라 찰갑 출토…“완전한 형태, 장수의 것 추정”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1일 16시 41분


코멘트
토광목곽묘 서쪽에서 출토된 찰갑과 신라토기(장경호)의 모습
토광목곽묘 서쪽에서 출토된 찰갑과 신라토기(장경호)의 모습
강원 강릉시 초당동 유적지에서 4세기 신라시대의 찰갑(札甲)이 출토됐다. 찰갑은 작은 미늘조각을 꿰매어 붙인 갑옷으로 영동지역에서 신라시대 갑옷이 완형으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강릉 초당1처리분구 하수관로 정비사업부지 내 유적을 조사 중인 강원고고문화연구원은 “유적 내에 직사각형 형태의 토광목곽묘(덧널무덤)에서 찰갑의 존재를 확인했다”고 1일 밝혔다.

토광목곽묘 내부에 지름 5~10cm 크기의 돌을 사용해 만든 시신 안치대(시상대)가 있었는데 찰갑은 시상대의 서단벽 쪽에서 발견됐다. 몸통을 보호하는 부분 외에 목의 뒤부분을 보호하는 목가리개(경갑·頸甲), 어깨를 보호하는 어깨가리개(견갑·肩甲) 등도 함께 확인됐다. 찰갑 옆에는 긴목항아리(장경호·長頸壺), 짧은목항아리(단경호·短頸壺) 등 신라시대 토기들과 금귀걸이 한 쌍도 함께 출토됐다.

‘삼국사기’에는 “395년 말갈이 북쪽 변방을 침입하여 신라가 크게 패했다”는 사건과 “450년 하슬라(강릉) 성주 삼직이 실직(삼척)의 들에서 사냥하던 고구려 변방 장수를 살해했다”는 기록 등이 남아있다. 4, 5세기 무렵 국경지대였던 강릉지역을 중심으로 고구려와 신라 간에 충돌이 빈번했음을 보여준다.

연구원 측은 신라 토기 연대를 고려하면 4세기 강릉 지역에 주둔한 신라 장수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연구원은 “신라의 영동 진출 시점과 의의를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학술적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