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한국당 비대위원장, 취임후 처음 TK 방문… “문재인 정부, 성장-기업활성화 다 제쳐둬”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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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김병준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취임 후 처음으로 한국당의 아성인 대구경북(TK) 지역을 방문했다. 문재인 정부 정책을 ‘국가주의’라고 비판하고 있는 김 위원장은 이날 국가주의 성장모델의 뿌리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방문을 시작으로 전국을 돌며 추석 민심 청취에 나섰다.

민심 투어의 첫 방문지로 경북 구미를 선택한 김 위원장은 박 전 대통령 생가에서 방명록에 “조국 근대화의 기적을 온 국민이 길이 기억할 것입니다”라고 적은 뒤 박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 영전에 헌화와 분향을 했다. 김 위원장은 “제3공화국 이후 우리 경제가 한 번 크게 성장했다. 그런데 경제가 지금 굉장히 어려워지고 있다”며 “어떻게든 새롭게 다시 성장을 이야기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구미국가산업단지를 방문해 입주 기업인과 만난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경제 문제를 거듭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녹이 슬고 텅 빈 공간을 보니 마음이 무겁다”며 정부 경제정책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어 “정부는 새롭게 흐름을 바꿀 만한 산업정책을 내놓지 못할 것이다. 한국당이 새로운 담론을 제대로 만들어 구미에서 일어난 성장의 물결을 다시 한번 일으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구경북 지역 한국당 국회의원, 당협위원장과의 연석회의에서도 김 위원장은 경제 문제를 꺼냈다. 김 위원장은 “성장의 엔진이었고 상징이었던 도시들이 가라앉는 모습들을 보면서 마음이 아프다”며 “문재인 정부가 성장이나 기업 활성화는 뒤로 다 제쳐두고 ‘성장’이라는 이름을 붙여서 분배 위주 정책을 고집하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답답하고 딱하다”고 말했다.

당 안팎에서는 김 위원장의 이날 행보를 두고 ‘집토끼(지지층) 지키기’ 차원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취임 직후 구미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며 대구경북 지역 공략을 본격화하자 사실상 마지막 남은 우세지역 지키기에 나섰다는 것. 이에 비대위 관계자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집토끼’만 챙기다가 한국당을 영남 정당으로 쪼그라들게 만든 것은 홍준표 전 대표의 사고방식”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실제로 김 위원장은 당초 호남지역을 첫 방문지로 검토했지만 호남지역 조직 정비가 덜 끝나 구미로 방향을 틀었다고 한다.

이날 김 위원장은 대구 수성호텔에서 가진 지역기자 간담회에서 인적쇄신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김 위원장은 “사람 자르는 게 절대 개혁이 아니다”라며 “제가 공천권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국회의원을 자를 수도 없지만, 사람을 잘라서 될 것 같으면 이 당이 벌써 됐다”고 말했다. 홍 전 대표가 차기 당권에 도전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평당원 중 한 분이다.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며 일축했다. 자신이 2020년 총선에서 대구경북 지역에 출마할 것이라는 소문에 대해서도 “출마 안 한다”고 잘라 말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김병준 한국당 비대위원장#취임후 처음 tk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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