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표적파괴 물질 美서 임상 시험중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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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본 적고 다국적사 관심 낮아… 치료제 출시엔 10년이상 걸릴듯

3년 만에 발생한 메르스 환자로 인해 메르스 치료제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세계적으로 제품화된 치료약은 아직 전무하지만, 항체를 이용한 일부 후보물질 또는 치료법이 임상시험에 돌입했다. 하지만 메르스 환자 수가 임상시험을 끝낼 만큼 충분하지 않아 시장에 치료제로 나오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국립보건원(NIH) 국립의학도서관에 등록된 전 세계 204개국 임상시험 가운데 메르스와 관련이 있는 임상시험은 현재 진행 중인 것을 포함해 28건이다. 바이러스성 감염병인 에볼라(83건)나 사스(SARS·급성호흡기증후군·292건)에 비해 월등히 적은 편이다. 한국을 제외하면 거의 대부분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국가에서 환자와 희생자가 나와 글로벌 제약회사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은 데다, 2012년 이후 등장한 새로운 감염병이라 연구가 활발하지 않은 실정이다.

하지만 일부 연구는 전(前)임상시험에서 좋은 평을 받으며 임상시험에 돌입했다. 미국의 바이오 기업 리제네론이 개발한 REGN3048과 REGN3051이라는 후보약물은 5월 NIH의 허가를 받아 임상 1상에 투입됐다. 이 약은 ‘단일클론항체(mAB)’라고 불리는 종류의 약으로, 목표로 하는 대상(코로나 바이러스)의 특정 단백질(항원)만을 탐지해 파괴하는 표적치료 능력을 지녔다.

올해 1월 의학학술지 ‘랜싯 감염병’에도 항체를 이용한 새로운 치료기술이 임상 1상을 통과했다는 논문이 발표됐다. 미국 SAB바이오테라뷰틱스의 연구팀은 메르스에 감염된 뒤 생존한 사람의 몸에서 항체를 분리해, 이 항체를 만드는 유전자를 찾아 소의 DNA에 넣어 항체를 대량생산했다. 연구팀은 ‘SAB-301’이라고 이름 붙인 이 항체를 청년부터 노인까지 38명의 남녀에게 다양한 농도로 주입하고 90일 이상 안전성을 검사한 결과 감기나 두통 외에 큰 부작용은 없었다”고 밝혔다.

김미현 한국화학연구원 혁신타깃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신약 개발에는 최소 10∼20년이 걸린다”며 “메르스는 환자 수가 적어 연구개발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신영 동아사이언스 기자 ashilla@donga.com
#메르스#치료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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