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친 성매매 알려드려요” 사이트 뜨자 경찰도 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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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전화번호 DB 접속해 확인”… 돈받고 유흥업소 이용횟수 등 제공
알려준 내용 진위는 확인 안돼
경찰 “개인정보 불법 활용” 수사


‘내 남자의 은밀한 사생활을 모두 밝혀낸다.’

연인이나 남편의 유흥업소 이용 기록을 확인해 준다며 돈을 받는 인터넷 사이트가 내건 문구다. 지난달 개설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사이트에는 연인 등의 유흥업소 이용 여부와 횟수를 조회해 달라는 의뢰가 현재까지 600여 건 올라올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특정인의 휴대전화번호만 있으면 해당 명의자의 유흥업소 이용 기록을 확인해 준다는 것이다. 이에 경찰도 수사에 나섰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이 사이트 운영자가 불법으로 취득한 개인정보를 활용해 돈을 받은 정황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5일 경찰에 따르면 이 사이트 운영자는 성매매 업주들끼리 은밀하게 공유하는 손님들의 휴대전화번호 데이터베이스(DB)에 접속해 업소 이용 여부를 확인해 준다며 방문객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해당 사이트에는 “특정인의 연락처를 보내고 3만 원을 입금하면 유흥업소 이용 내역을 확인해 준다”는 설명이 올라와 있다. 입금이 확인되면 의뢰받은 전화번호의 명의자가 다녀갔다는 유흥업소 이름과 이용 날짜를 알려준다.

경찰은 지난달 이 사이트의 존재를 인지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정보의 진위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의뢰인들에게 돈만 받고 사실이 아닌 정보를 제공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운영자의 행방을 쫓고 있지만 사이트의 서버가 해외에 있어 현재까진 운영자의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이트의 존재가 알려지자 온라인 여초 커뮤니티 등에는 “해당 사이트를 이용할지 고민”이라는 글들이 쇄도하고 있다. 현재 이 사이트는 신규 가입을 받지 않고 있어 돈을 주고서라도 계정을 빌려 남편이나 남자친구의 유흥업소 출입 여부를 확인하겠다는 글도 올라온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임산부라고 밝힌 A 씨는 “아내가 임신한 동안 남자들이 유흥업소에 다닌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내 남편도 유흥업소에 다녔다는 결과가 나올까 봐 사이트에 의뢰할지 고민”이라는 글을 올렸다.

구특교 kootg@donga.com·김정훈 기자
#성매매#유흥업소#개인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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