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 잡은 대학 새내기, 경찰 꿈 이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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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전 칼 든 강도 맨손으로 제압… 김세훈 씨 등 2559명 순경임용
외사특채 베트남 출신 홍민희씨 “국내 외국인 범죄 예방에 힘쓸것”

새내기 경찰들이 3일 충북 충주시 중앙경찰학교에서 열린 293기 신임경찰관 졸업식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학 때 용감한 시민상을 받은 김세훈 순경(왼쪽),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귀화한 홍민희 순경(여·오른쪽에서 두 번째) 등 일반 2287명, 경찰행정 119명, 특채·경력채용 153명 등 2559명이 순경으로 임용됐다. 경찰청 제공
새내기 경찰들이 3일 충북 충주시 중앙경찰학교에서 열린 293기 신임경찰관 졸업식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학 때 용감한 시민상을 받은 김세훈 순경(왼쪽),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귀화한 홍민희 순경(여·오른쪽에서 두 번째) 등 일반 2287명, 경찰행정 119명, 특채·경력채용 153명 등 2559명이 순경으로 임용됐다. 경찰청 제공
“지금 내려가는 사람 좀 잡아주세요!”

김세훈 씨(26)는 대학교 신입생이던 2011년 11월 광주 북구의 한 아파트 1층 정문을 들어서다가 위층에서 들려온 한 여성의 다급한 외침을 들었다. 김 씨는 즉각 112에 신고하고 1층에서 누군가가 내려오길 기다렸다. 잠시 후 칼을 든 한 남성이 빠르게 계단을 통해 1층으로 내려와 정문으로 달려 나갔다. 아파트에 침입한 무장 강도였다. 김 씨는 무장 강도를 쫓아가 맨손으로 격투를 벌인 끝에 붙잡아 경찰에 넘겼다. 김 씨는 한국사회복지협회가 선정한 ‘올해의 시민영웅상’을 받았고 광주 북구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그로부터 7년이 지난 이달 3일 김 씨는 충북 충주시 중앙경찰학교에서 열린 신임경찰 제293기 졸업식에서 순경 계급장을 달았다. 김 씨는 무장 강도를 잡은 이후 경찰의 꿈을 키우며 의무경찰로 복무하고 순경 시험에 응시해 합격했다. 8일부터 광주북부경찰서에서 경찰 업무를 시작하는 그는 “피해자를 먼저 생각하고 범죄 앞에 두려움 없이 시민 보호에 앞장서는 경찰이 되겠다”고 말했다.

김 순경을 포함한 제293기 신임 순경 2559명은 지난해 12월부터 34주 동안 형사법, 사격, 체포술 등 각종 실무교육을 마치고 일선 경찰서에서 치안활동에 나선다.

베트남에서 귀화해 외사 특별채용으로 경찰이 된 홍민희 순경(33·여)은 2008년 한국인 남편과 결혼한 뒤 경찰서에서 통역 업무를 돕다가 경찰의 꿈을 키웠다. 홍 순경은 “여러 외국인이 문화적 차이로 범죄를 저지르거나 언어 장벽으로 억울한 일을 겪는 걸 보고 국내에 있는 외국인의 범죄 예방을 돕고 싶었다”고 말했다.

경찰 아버지를 둔 백승욱 순경(30)은 어린 시절 아버지가 집에 든 도둑을 쫓는 모습을 보고 경찰을 꿈꿨다. 백 순경은 아버지와 두 작은아버지, 당숙과 외숙에 이어 집안에서 여섯 번째로 경찰이 됐다. 2007∼2009년 태권도 국가대표 출신으로 무도 특별채용을 통해 경찰이 된 박효지 순경(30·여)은 “강력계 형사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시민영웅상#순경#중앙경찰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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