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뢰프 감독 같은 능력자 없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7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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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협 이사회 재신임… 국민 48%도 유임 원해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 든 독일 축구 대표팀 요아힘 뢰프 감독(58·사진)이 계속 ‘전차군단’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1일 독일 dpa통신에 따르면 독일축구협회(DFB) 이사회는 전날 만장일치로 뢰프 감독에 대한 재신임 결정을 내렸다.

뢰프 감독은 2018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2022년까지 계약기간을 4년 연장했다. 4년 농사를 결정지을 최고의 무대를 앞두고 뢰프 감독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조치로 보였지만 결과는 최악이었다.

디펜딩 챔피언 독일은 이번 월드컵 조별리그 F조에서 멕시코에 첫 판을 0-1로 내준 뒤 스웨덴을 2-1로 힘겹게 꺾었지만 마지막 3차전에서 한국에 0-2 완패를 당했다. 1승 2패를 기록한 독일은 조 최하위가 돼 1938년 이후 80년 만에 2회전 진출 실패라는 수모를 안았다.

독일축구협회가 자국 축구 역사에 큰 오점을 남긴 뢰프 감독 재신임으로 가닥을 잡은 것은 그만 한 지도자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독일축구협회 고위 관계자는 “자르기는 쉽다. 하지만 뢰프 감독 같은 능력이 있는 인물을 찾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차범근 전 대표팀 감독과 같은 팀에서 뛴 인연이 있는 뢰프 감독은 2006년 처음 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뒤 상대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날카로운 전술 전개와 선수단을 하나로 묶는 리더십을 발휘해 지장과 덕장의 면모를 두루 갖췄다는 평가를 들었다. 적절한 세대교체를 통해 유로 2008 준우승, 2010년 독일 월드컵 3위에 이어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선 통일 이후 독일에 첫 타이틀을 안겼다. 유럽 팀이 남미에서 열린 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것도 사상 처음이었다.

장수 감독으로 뛰어난 성과를 낸 때문인지 조별리그 탈락 직후 독일 방송 RTL이 실시한 뢰프 감독 거취를 묻는 설문조사에서 48%의 독일인이 유임을 원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독일축구협회는 다음 주 뢰프 감독을 만나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한국전에서 패한 뒤 뢰프 감독은 “쇼크 상태에 빠졌다. (거취 문제를) 답하기엔 아직 이르다. 시간을 두고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공은 이제 뢰프 감독에게 넘어간 듯 보인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러시아 월드컵#독일#요아힘 뢰프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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