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보다리’처럼 단둘이서 ‘카펠라 정원 100보 산책’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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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트럼프 비핵화 합의]트럼프, 김정은 팔뚝 치며 ‘출발 신호’
정원 식물 등 가리키며 대화… 산책로 중간서 “사인하러 간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 북-미 정상회담에서 ‘100보 산책’을 했다.

김정은과 트럼프 대통령은 오후 1시 20분경 단독·확대정상회담과 업무 오찬을 마친 뒤 카펠라 호텔 본관 앞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오전 9시경 두 정상이 역사적인 첫 악수를 나눴던 장소다. 두 정상은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통역 등과 얘기를 나누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의 오른쪽 팔뚝을 살짝 치면서 붉은 카펫이 깔려 있는 계단을 내려오기 시작했다. 뒤따르던 김여정과 통역들은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의 손짓을 따라 화면 밖으로 황급히 몸을 숨겼다.

산책로로 접어든 두 정상은 미소 띤 얼굴로 정원의 식물을 가리키며 대화를 나누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산책로 중간 지점에서 기다리던 취재진 앞에서 “우리는 공동성명에 사인을 하러 간다”고 말한 뒤 다시 호텔로 돌아갔다. 산책을 위해 계단을 내려온 뒤 다시 호텔에 들어갈 때까지 김정은은 정확히 100걸음을 걸었다.

압축적인 일정 속에 치러진 북-미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함께 통역 없이 산책에 나선 것은 회담의 역사적인 의미를 고려해 4월 27일 남북 정상회담 당시 도보다리 산책처럼 새로운 관계를 예고하는 상징적인 장면을 연출하려 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과의 대화에 대해 “우리는 특별한 유대감(special bond)을 만들었다”며 “여러 중요한 문제 해결의 시작”이라고 했다.

싱가포르=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카펠라 정원 100보 산책#비핵화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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