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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동력 확충’ 외면한 증세정책, 세수기반 해칠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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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동력 확충’ 외면한 증세정책, 세수기반 해칠 우려

박희창기자 , 최혜령기자 입력 2017-08-31 03:00수정 2017-08-3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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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중장기 조세정책 계획’ 확정
정부가 크게 늘어나는 복지지출을 충당하기 위해 올해 단행한 법인세 최고세율 인상(22%→25%) 외에도 비과세 감면 축소 등을 통해 기업에서 더 많은 세금을 거둬들일 방침을 밝혔다. 기업 세금 부담을 늘린 가운데, 조세 운용 방향의 제1원칙이었던 ‘성장동력 확충’은 조세 운용계획에서 빠졌다. 정부가 단기적 세입 증대를 위한 기업 증세에 나서면서 성장을 도외시한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 법인세 실효세율도 인상

기획재정부는 30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중장기 조세정책 운용계획’을 확정해 발표했다. 기재부는 “지난해 기준으로 한국과 경제 규모가 비슷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10곳의 평균 최고세율은 25% 수준이나 한국의 법인세율은 10∼22% 수준”이라며 ‘세입확충 기능 강화’를 법인세 정책 방향으로 제시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인 비과세·감면 정비를 통해 법인세 실효세율도 높일 방침이다.


자본이득이나 금융소득 과세는 강화하기로 했다. 기재부는 2013년 금융소득 종합과세 기준금액을 4000만 원에서 2000만 원으로 낮췄지만 비과세 감면이 많아 실효성이 떨어지고 상장주식·파생상품 등 자본이득에 대해선 제한적으로만 과세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취임 이후 과세 강화 방침을 밝히고 실제로 검토했지만 여당 등의 반대에 막혀 올해 세법 개정안에서는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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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꾸준히 국내 소득세 정책의 문제점으로 제기됐던 근로소득세 면세자 비중 축소도 다시 검토된다. 2015년 기준으로 근로소득세 면세자 비중은 47%에 달해 전체 근로자의 절반 이상이 소득세로 1원도 내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았다. 김유찬 홍익대 세무대학원 교수는 “2013년 공제 방식을 바꾸면서 면세자 비중이 크게 늘었는데, 이를 30% 수준으로 낮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조세정책에서 사라진 성장동력

부가가치세는 세율 인상 대신 면제 대상 축소 방침을 밝혔다. 정부는 현 부가세율(10%)이 OECD 평균(19.2%)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고 평가했지만 간접세 인상에 따른 국민적 반발과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점 등을 감안해서다.

상속·증여세에 대해서도 재산 규모에 따라 적정 세 부담이 얼마나 되는지 따져보고, OECD 평균에도 못 미치는 낮은 보유세 부담은 문제가 없는지 살펴볼 방침이다.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보유세와 거래세를 합친 재산세는 한국이 다른 나라보다 높기 때문에 보유세를 강화하기보다는 다른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정부가 세입 확충의 가장 중요한 부분인 성장동력 확충을 제외시킨 것에 대해 비판을 제기한다. 지난해 내놓은 중장기 조세정책 운용계획에서 기본 방향 제1과제였던 ‘성장동력 확충’이 올해 계획에서는 삭제됐다. 법인세 인상 등을 우선적으로 추진하는 새 정부의 기조에 따라서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단기적으로는 증세로 세금을 끌어올 수 있지만 성장동력의 원천이 되는 기업을 살리는 조세정책도 해줘야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세수 확보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세종=박희창 ramblas@donga.com·최혜령 기자
#성장동력#증세정책#문재인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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