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쓰레기 버리면 여성적”…성차별 내용 가장 많이 적발된 방송사는?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29일 22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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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꽂이에 요리까지 당장 시집가도 되겠어.’ “(음식물 쓰레기를 버린다니) A씨, 의외의 여성성을 보여주었다.” 국내 TV 예능·오락프로그램에 등장한 자막과 출연자의 발언이다.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양평원)은 지난달 1~7일 일주일간 국내 TV 예능·오락프로그램의 성차별 내용을 조사한 결과 32건을 적발했다고 29일 밝혔다. 조사 대상은 지상파 3사와 종합편성채널 4사, 케이블 3사의 예능·오락프로그램 중 시청률 상위프로그램 33편이었다. 문제가 된 성차별 발언은 대부분 남성 출연자가 했다.

성차별적인 내용은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이나 외모지상주의에 관한 것들이 많았다. 한 지상파 인기 예능프로그램에선 여성 출연자가 꽃꽂이와 요리하는 모습을 선보이자 ‘시집가도 되겠다’는 자막을 내보내 성역할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보여줬다. 한 종편의 예능프로그램에서도 남성 출연자가 음식물 쓰레기를 버린다고 하자 “여성성을 보여줬다”고 말해 가사노동이 여성의 일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여과 없이 방영했다. 한 케이블 방송의 개그프로그램에서는 나이트에 놀러온 여성이 재력가 남성에게 과한 관심을 보이는 모습을 연출해 여성을 남성 의존적이고 허영심을 가진 존재로 묘사했다.

성차별적 내용이 가장 많이 적발된 방송사는 케이블 채널인 tvN으로 3개 프로그램에서 6건이 적발됐다. 이어 TV조선과 MBC, KBS2가 5건으로 뒤를 이었고, 채널A와 KBS1은 한 건도 적발되지 않았다.

민무숙 양평원장은 “예능·오락프로그램 속 출연자들의 발언은 물론이고 제작자의 주관이 개입된 자막에서도 성차별적인 모습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며 “방송 프로그램 제작진들이 건강한 웃음을 생산하는 콘텐츠를 만드는 데 힘써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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