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이란 합작법인 만들어 중동 공략”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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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최대 가전업체 ‘엔텍합’ 국내 협력사와 첫 세미나
코웨이와 독점판매 계약 체결

이란 최대 가전회사인 엔텍합투자그룹(엔텍합)이 코웨이, BGF리테일 등 국내 협력업체들의 이란 진출을 협의하는 세미나를 24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코엑스에서 개최했다. 엔텍합은 2010년 현 동부대우전자인 대우일렉트로닉스 인수에 나서 우선협상자로 선정됐으나 대금 확보 등의 문제로 무산된 바 있다.

엔텍합은 이와는 별개로 2008년부터 지금까지 동부대우전자와 계약을 맺고 이란에 제품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또 롯데첨단소재, 동국제강, LG하우시스 등을 비롯해 국내 95개 협력사와 계약을 맺고 협력사들로부터 부품을 공급받아 조립한 뒤 완제품을 현지에서 판매했다. 지난해 가전 분야에서만 7000억 원의 매출을 냈다.

엔텍합이 한국에서 협력사들과 직접 만나는 자리를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미나에는 모하메드 카리미안 부사장(사진)을 비롯해 엔텍합의 한국법인 ‘주식회사 사일’의 이상엽 대표이사 등 임원진과, 60여 개의 협력사에서 100여 명의 대표 및 임직원이 참석했다.

이날 카리미안 부사장은 “이란의 경제 제재가 지난해 초부터 풀리면서 한국과의 무역이 더 활성화될 수 있는 시기가 마련됐다”며 “10여 년 전 동부대우전자와 처음 거래를 시작했을 때는 전자제품이 주요 사업이었지만 이제는 한국 유통업체, 석유화학업체 등과도 파트너십을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들도 이란 등 중동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적기를 맞고 있다. 2006년부터 핵 개발 의혹으로 인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로부터 받았던 경제 제재가 지난해 해제되면서 무역이 자유로워졌기 때문이다. 또 ‘사드 보복’으로 인해 국내 유통업체들이 중국과의 무역 단절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란이 신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편의점 씨유(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지난달 엔텍합과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했다. 이달 22일에는 코웨이가 이란 전역에 정수기, 공기청정기, 비데 등을 독점 판매하는 계약을 엔텍합과 체결했다.

엔텍합은 올해를 시작으로 협력사 지원 방안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특히 핵심 협력사 10여 개와는 이란에 합작회사(JV)를 설립하기 위해 논의하고 있다. 중동시장 진출을 원하는 협력사들에 엔텍합이 보유하고 있는 부지 등 인프라를 제공할 수 있다. 카리미안 부사장은 “현재 10여 개 협력사와 내년을 목표로 현지 합작법인 설립을 논의하고 있다. 중소업체들이 중동시장에 뛰어드는 리스크를 줄여줄 수 있고, 이란을 발판으로 여러 중동국가로 진출할 기회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엔텍합#이란#가전업체#코웨이#독점판매#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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