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 앞둔 서남대 의대 유치戰뜨겁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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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목포 중심 유치특별팀 구성
정치권도 가세 지역유치 지원사격
대전 한남대도 인수검토委만들어

서남대가 폐교 수순을 밟으면서 지역 대학과 지방자치단체들 사이에 의과대 유치전이 뜨거워지고 있다. 전남 순천과 목포 등에서 지역사회가 중심이 돼 유치특별팀을 구성하는가 하면, 정치권 등 각계 인사도 참여하면서 지역 간 힘겨루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순천시의회는 16일 제217회 임시회를 열고 ‘국립순천대학교 의과대학 유치 지원을 위한 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특별위원회는 이옥기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총 13명의 위원으로 꾸려진다. 위원들은 이날 오후 박진성 순천대 총장과 만나 의대 유치 방안을 논의하는 등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특별위원회는 교육부와 국회 등 관련 기관을 방문해 순천대 의대 설립의 필요성을 알리는 등 의대 유치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앞서 11일에는 조충훈 순천시장과 박진성 순천대 총장이 만나 의대 유치 방안을 논의했다. 순천시와 순천대는 교육부와 중앙정치권 등을 상대로 의대 유치의 필요성을 알리고 단계별로 공동 대응을 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순천은 인근 시군을 포함하면 인구가 100만 명이 넘고, 여수 국가산업단지와 광양제철소 등 산단에서 발생하는 재해에 대응해야 해 의대 유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순천시 관계자는 “순천대와 함께 의대 유치를 위해 구체적인 활동 계획을 마련할 것”이라며 “순천은 최근 폐교 수순을 밟고 있는 서남대 소재지인 전북 남원과도 가까워 지리적으로 좋은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목포시는 ‘목포대 의과대학 유치 조직위원회’를 새롭게 정비하고 서명운동을 벌이는 등 의대 유치에 본격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목포시와 목포대는 1990년대부터 의대 유치를 추진해왔다. 이 기관들은 의대 유치가 지역의 열악한 의료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숙원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전남은 전국 16개 광역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의과대학이 없다. 특히 전남 서남권은 전국 유인도서 482개 중 288개(59.8%)가 집중돼 있어 신속한 의료서비스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것이 목포 지역의 입장이다.

국민의당 박지원 의원과 목포 출신인 정의당 윤소하 의원도 목포대 의대 유치를 위한 지원사격에 나섰다. 두 의원은 최근 목포대를 잇달아 방문해 최일 총장과 면담을 갖고 의대 유치 방안을 논의했다. 목포대는 홈페이지에 ‘의과대학뉴스’라는 게시판을 운영 중이다. 대학 측은 목포교대 전신인 목포캠퍼스 또는 목포 옥암지구에 의대 신설 부지를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목포대와 순천대가 유치에 뛰어든 상황에서 경남 창원대와 대전 한남대도 의대 설립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창원대는 산업공단이 밀집한 창원시의 특성을 살려 산업의대 설립을 추진 중이다. 창원대는 2015년 산업의대 설립계획서를 교육부에 재출한 바 있다.

한남대 학교법인인 기독학원 이사회는 최근 ‘서남대 인수추진검토위원회’를 구성했다. 의대뿐 아니라 서남대 전북 남원 캠퍼스와 충남 아산 캠퍼스 등 서남대 전체를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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