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아 거울아, 내 메이크업은 몇 점이니”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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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해지는 화장품 매장
아모레퍼시픽 ‘모바일 결제단말기’, 매장 어디서든 응대… 혼잡 사라져
LG생건, 매장 스크린에 AI 적용… 얼굴사진 분석해 메이크업 조언

아모레퍼시픽은 들고 다니면서 결제, 적립 등을 처리할 수 있는 ‘모바일 포스’를 도입했다. 아모레퍼시픽 제공
아모레퍼시픽은 들고 다니면서 결제, 적립 등을 처리할 수 있는 ‘모바일 포스’를 도입했다. 아모레퍼시픽 제공
7일 서울 서초구에 있는 메이크업 제품 브랜드 ‘에스쁘아’ 강남점. 고객이 상품 진열대에서 결제를 요청하자 직원이 스마트폰처럼 생긴 단말기를 들고 나왔다. 고객의 신용카드를 받은 직원은 단말기 뒤에 달린 슬롯에 카드를 꽂아 결제를 처리했다. 기기 위에 달린 바코드 센서를 통해 고객이 내민 애플리케이션 멤버십 카드를 읽어 적립도 해줬다. 고객은 매장 안쪽에 있는 계산대로 갈 필요가 없었다. 매장 어느 곳에서든 결제, 멤버십 적립 등 고객 응대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이 기기는 모바일 포스(POS·판매시점정보관리시스템). 아모레퍼시픽이 직접 개발한 시스템으로 올해 5월 처음 선보였다. 계산대 위에 고정돼 있는 포스의 역할을 완전히 대체한 휴대용 기기다. 이 매장에서는 계산대에 달린 PC 형태의 고정형 포스 2대를 사용 중이었으나, 최근 모바일 포스 1대를 추가로 도입했다.

이날 아모레퍼시픽은 아리따움, 에뛰드하우스, 에스쁘아 등 오프라인 매장 42곳에 모바일 포스를 시범 도입했다고 밝혔다. 제품으로 경쟁했던 화장품 업계가 지금은 각종 정보기술(IT)을 접목한 매장을 선보이는 데 점점 사활을 걸고 있다. 편리함과 새로움을 앞세워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고객들을 끌기 위해서다.

일반적으로 화장품 매장에서 직원들은 다양한 제품을 소개하느라 이리저리 돌아다닌다. 계산할 때엔 멤버십카드 적립, 샘플 증정 등의 과정 때문에 시간도 오래 걸린다. 매장 안에 고객이 몰리면 혼잡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모바일 포스는 매장의 혼잡을 줄이고 빠르게 고객에게 응대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를 위해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1월부터 NICE정보통신과 협력했다. 황윤성 아모레퍼시픽 정보기술 매니저는 “바코드 센서, 카드 결제 슬롯, 카메라가 결합된 기기다. 기존 포스와 달리 공간을 전혀 차지하지 않아 소규모 매장에 더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모바일 포스는 중국인이 자주 쓰는 알리페이, 위챗페이도 가능하다. 기기에 달린 카메라는 여권을 읽는 기능도 있어 외국인 관광객에게 즉시 세금환급을 해줄 수 있다. 매장 내 제품 재고 관리도 별도의 기계 없이 모바일 포스로 충분하다.

다른 화장품 업체도 디지털 기술을 적용한 매장을 선보이고 있다. 이달 초 LG생활건강은 편집숍인 네이처컬렉션 강남점을 스마트 스토어로 새롭게 선보였다. 매장에 있는 32인치 대형 화면을 통해 메이크업에 대한 조언을 얻을 수 있다. 인공지능(AI)이 적용된 앱이 구동되고 있기 때문이다.

LG생활건강은 인공지능(AI)을 통해 메이크업 조언을 해주는 대형 화면을 매장에 설치했다. LG생활건강 제공
LG생활건강은 인공지능(AI)을 통해 메이크업 조언을 해주는 대형 화면을 매장에 설치했다. LG생활건강 제공

이 앱으로 얼굴 사진을 찍으면 화장을 분석해 메이크업 콘셉트와 완성도를 나타내준다. 메이크업 노하우와 함께 보완해야 할 점도 알려준다. 수집된 3만여 건의 메이크업 이미지 빅데이터와 전문가의 노하우를 앱이 딥러닝(자가 학습)한 덕분이다. LG생활건강은 1년간 서울대, 한국정보화진흥원과 함께 이 앱을 개발했다.

화장품 업계가 디지털 기술을 적용한 매장을 늘리는 것은 새로운 체험을 가능토록 해 소비자의 흥미를 끌기 위해서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기술을 융합한 새로운 서비스를 내는 것은 뷰티업계의 글로벌 추세다. 제품 판매뿐 아니라 디지털 기술을 통해 개인에게 맞춤화된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것이 화장품 업계의 향후 과제”라고 말했다.

박은서 기자 clue@donga.com
#화장품#아모레퍼시픽#모바일 결제단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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