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일 검찰총장이 1일 국회를 방문해 여야 지도부를 차례로 예방했다. 검찰총장이 취임 일주일 만에 공개적으로 국회를 방문한 배경을 놓고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문 총장은 이날 오전 국회 부의장실을 찾아 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을 먼저 만났다. 문 총장은 박 위원장이 1995년 서울지검(현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으로 일할 당시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법제사법위원장)과 함께 박 위원장 밑에서 근무한 인연이 있다.
박 위원장은 서울지검에서 함께 근무했던 문 총장과의 인연을 강조하며 “당시에도 검찰의 큰 재목이 될 만한 사람이라고 알아봤다”며 덕담을 건넸다. 비공개 회동 후 박 위원장은 “문 총장에게 ‘검찰총장 임기 종료가 당장 내일이고, 임기 시작은 오늘이라는 생각으로 임해 달라’고 당부했다”며 “문 총장은 국민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뒤이어 문 총장은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 바른정당 이혜훈 대표,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를 차례로 만났다. 문 총장은 여야 지도부와의 회동에서 “검찰 내부 개혁과 제도 개선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검찰 개혁에 대한 각오를 밝혔다.
문 총장의 국회 방문은 인사청문회 당시 “검찰총장의 국회 불출석 관행을 깨겠다”고 했던 연장선에서 이뤄져 더욱 주목된다. 문 총장의 여야 지도부 예방은 전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과거 검찰총장이 취임 이후 법사위원장 정도만 예방했던 관행에 비춰 보면 이례적이다. 대검찰청 관계자는 “유관기관과의 소통을 중시하는 문 총장이 인사청문회 통과에 대한 감사 표시를 하면서 취임 인사를 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총장의 이날 국회 방문은 결국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조정 등 향후 검찰 개혁 논의를 염두에 둔 행보라는 해석이 나왔다. 검찰 개혁의 향방은 결국 국회에서 결정 나는 만큼 검찰의 수장으로서 국회와의 대화 창구를 열어두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또 문 총장이 인사청문회에서 “수사와 기소는 성질상 분리할 수 없다”며 현 정부, 여당의 검찰 개혁 방향과는 다른 소신을 밝힌 것 등과 관련해 먼저 몸을 낮춰 자신의 생각을 정치권에 알리고 설득하려는 복안이라는 분석이 있다.
역대 검찰총장 가운데 처음으로 문 총장이 경찰청을 찾아가 이철성 경찰청장과 상견례를 한 것도 검경 수사권 조정을 겨냥한 행보로 알려지고 있다. 겸손하고 유연한 모습으로 국민의 신뢰를 얻고 여론을 유리하게 끌고 가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문 총장은 2일 국회를 찾아 정세균 국회의장 및 자유한국당, 바른정당, 정의당 지도부를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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