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강경화 전입신고 아파트는 ‘위장전입 전용’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3일 03시 00분


코멘트

1999년부터 10년간 모두 일곱가구
전입 6개월內 옛 주소지로 돌아가… 이화여고 진학용으로 사용돼
康후보자, 위안부 피해 할머니 만나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2000년 장녀의 이화여고 진학을 위해 위장전입한 아파트는 ‘위장전입용 아지트’처럼 활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아파트 전입자들은 강 후보자뿐 아니라 대부분 6개월 내에 전출했다. 더욱이 전입자 가족 중에는 예외 없이 고교 진학을 앞두거나 고등학생인 딸이 있었다. 위장전입을 통한 이화여고 진학에 이 아파트가 조직적으로 사용된 셈이다.

강 후보자는 2000년 7월 24일 자신과 장녀의 주소를 서울 중구 정동아파트 ○○○호로 옮겼다. 남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와 차녀, 장남은 30일 뒤인 8월 23일 이 집에 전입했다가 일주일 만에 전출했다. 강 후보자와 장녀도 전입 81일 뒤 전출했다.

문제는 강 후보자뿐 아니라 전입자 대부분이 자녀 진학을 위해 이 아파트를 위장전입 주소지로 활용했다는 점이다. 2일 국회에 제출된 이 아파트 주민등록 색인부에 따르면 강 후보자에 앞서 정모 씨 모녀가 2000년 2월 22일 이 아파트로 전입했다가 32일 만에 예전 주소지로 돌아갔다. 강 후보자 이후 2001년 9월 26일 전입한 가구는 19일 만에, 2002년 12월 30일 전입한 가구는 120일 만에 각각 예전 주소지로 돌아갔다. 이 아파트로 전입했다가 6개월 이내에 전출해 위장전입이 의심되는 가구만 1999년부터 2008년까지 일곱 가구다.

이 아파트는 이화여자외국어고 원어민 교사 숙소로 사용됐다. 하지만 누군가 위장전입용 주소지로 이 아파트를 소개한 것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의 한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은 “한 주소지가 수년간 조직적으로 위장전입에 활용됐다면 브로커가 있다고 봐야 하지 않겠느냐”며 “이는 수사가 필요한 대목”이라고 했다. 7일 예정된 강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도 이 문제가 집중적으로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강 후보자는 이날 경기 광주시 ‘나눔의 집’을 찾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만났다. 개인 자격으로 방문한 강 후보자는 “위안부 문제가 외교 현안인 상황에서 직접 할머님들의 목소리를 듣고 싶었다”며 “피해자 중심의 문제 해결이 돼야 한다는 원칙에 확신을 갖게 됐다. 장관이 되면 정부의 지혜를 모아 진정성 있는 조치를 취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재명 egija@donga.com·최고야·신나리 기자
#강경화#위장전입#문재인 정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