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전 원톱… 김신욱? 황희찬?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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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슈틸리케호 28일 밤 선택은

지휘봉을 빼앗길 궁지에 몰린 울리 슈틸리케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위기 탈출을 위해 어떤 원톱 카드를 꺼내 들까.

슈틸리케 감독은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7차전 시리아와의 경기 원톱 자리에 ‘뉴 페이스’를 기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종예선이 시작된 지난해 9월 이후 그동안 최전방 공격수로 활용한 3명은 기용이 불가능하거나 어렵기 때문이다.

1차전(중국), 2차전(시리아), 4차전(이란) 원톱으로 나섰던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은 경고 누적으로 시리아전에 출전할 수 없다. 3차전(카타르) 원톱 석현준(데브레첸)은 시리아전에 소집되지 않았다. 5차전(우즈베키스탄), 6차전(중국) 최전방 공격수를 맡았던 이정협(부산)은 23일 중국전 때 부진한 경기력으로 축구 팬들로부터 심하게 비난을 받아 기용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황희찬
시리아전에서 선발로 내세울 수 있는 원톱 카드는 ‘장신 공격수’ 김신욱(196cm·전북)과 대표팀 막내 황희찬(21·잘츠부르크) 정도다. 슈틸리케 감독이 경고 누적으로 시리아전 엔트리에서 제외된 지동원 대신 황의조(성남)를 발탁했지만 대기 명단에 있던 선수라는 점을 감안할 때 선발 전력으로 보기는 어렵다.

김신욱과 황희찬 둘 다 최종예선 6경기를 치르는 동안 선발로 나선 적이 한 번도 없다. 김신욱이 4차례, 황희찬이 3차례 교체로 후반에 투입됐다. 시리아전에 대비한 대표팀의 훈련 내용을 볼 때 김신욱 카드가 좀 더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슈틸리케 감독은 시리아전을 하루 앞둔 27일 “선수들을 측면으로 벌려 크로스하는 것을 집중 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측면에서 골문 앞으로 크로스를 올려 김신욱의 높이를 활용한 공격으로 시리아 골문을 뚫겠다는 계산이다.

김신욱
한준희 KBS 해설위원도 김신욱 카드에 무게를 실었다. 한 위원은 “세밀한 세트피스와 부분 전술이 가미된다면 김신욱 카드가 더 효과적일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김신욱은 23일 중국전에서 상대 수비에 꽁꽁 묶여 고전했지만 지난해 11월 우즈베키스탄전에서는 공중전을 압도하면서 2-1 역전승의 일등공신이 됐다. 슈틸리케 감독은 최종예선이 시작된 이후 상대 밀집 수비를 뚫지 못해 고전하는 상황에서 김신욱을 주로 투입했다. 시리아 역시 수비에 치중하다 역습을 노리는 팀이어서 밀집 수비가 예상된다. 슈틸리케 감독이 경고 누적으로 중국전에 결장했던 측면 공격수 손흥민(토트넘)과의 연계 플레이를 승부수로 택한다면 빠른 발과 돌파력을 갖춘 황희찬의 낙점 가능성도 있다.

시리아는 최종예선 6경기를 치르는 동안 볼 점유율이 상대보다 앞선 적이 한 번도 없지만 27일 현재 2승 2무 2패(승점 8)로 A조 4위다. 2위 한국(승점 10·3승 1무 2패)과 2점밖에 차이가 안 난다. 시리아는 6경기에서 2골밖에 내주지 않았을 만큼 수비 짜임새가 좋다. 슈틸리케 감독은 “시리아가 지금의 승점과 순위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만만한 팀이 아니다”라며 경계했다. 중국과의 경기에서 졸전으로 자리가 위태로운 슈틸리케 감독은 시리아전 후의 거취에 대해 “6경기에서 승점을 10점밖에 못 얻었다. 이에 대한 비판은 조금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올해 (만) 62세다. 감독 생활을 오래했기 때문에 성적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도 잘 안다. 월드컵 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한국(40위)보다 한참 아래인 시리아(95위)는 최종예선 A조에서 최약체로 평가됐던 팀이지만 월드컵 본선에 직행하는 2위 자리를 넘볼 만큼 다크호스로 부상했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슈틸리케#러시아 월드컵#김신욱#황희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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