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에 열린 수요집회… 전국 곳곳 “대한독립 만세”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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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독립 만세!”

앙증맞지만 힘찬 목소리가 하늘에 울려 퍼졌다.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인사동 남인사마당에 흰색 저고리와 검은색 치마·바지를 입은 어린이 40여 명이 모였다. 손에 태극기를 쥔 아이들은 목청껏 대한독립을 외쳤다. 아이들은 3·1절 기념행사로 열린 만세운동 재현 행렬의 맨 앞에 서서 인근 보신각까지 행진했다. 시민 500여 명이 참석한 이날 행사는 함께 “만세”를 외치며 축제처럼 치러졌다.

유관순 열사 등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들이 투옥됐던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앞에서도 만세운동을 재현한 ‘서대문, 1919 그날의 함성’ 행사가 열렸다. 애국지사 후손과 어린이들이 독립선언서를 낭독했다.

이날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는 1272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집회가 열렸다. 추운 날씨 탓에 한동안 수요집회에 참석하지 못했던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도 이날 함께했다. 김복동(91) 이용수(89) 이옥선(90) 길원옥 할머니(89)는 시민 1200여 명과 함께 정부의 위안부 합의 원천 무효를 주장했다. 김 할머니는 “(현 정부는) 소녀상을 철거하고 위안부를 없는 일로 해버렸다”며 정부의 위안부 합의를 비판했다. 이용수 할머니도 “한국에 소녀상을 세울 곳이 없으면 동양 곳곳에라도 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산 동구 일본영사관 근처에서도 3·1절을 맞아 ‘소녀상을 지키는 천 개의 의자’라는 제목의 행사가 열렸다. 현장에는 의자 1000개가 빽빽하게 설치됐다. 학생들과 시민단체 회원 등 참가자들은 의자에 앉아 신발을 벗고 소녀상처럼 맨발로 뒤꿈치를 든 채 1분간 침묵시위를 벌였다. 집회 후 참가자들은 영사관 주변을 한 바퀴 돌면서 위안부 문제 해결과 일본 정부의 진정한 사죄, 윤병세 외교부 장관 사퇴 등을 촉구했다.

제98주년 3·1절의 의미를 되새기는 행사가 전국은 물론이고 온라인에서도 활발하게 펼쳐졌다. 그러나 인터넷 커뮤니티에 한 누리꾼이 소녀상을 모독하는 사진을 올려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달 28일 오후 10시경 한 남성 누리꾼이 ‘위안부 소녀 입술을 빨아주고 왔습니다’라는 제목과 함께 혀로 소녀상 입술을 핥고 있는 사진을 게재했다. 이 누리꾼은 게시 글에서 “성적인 행위가 아니라 미세먼지와 세균을 세척해 주려고 했다. 같은 국민의 아녀자 입술은 같은 국민 남성의 것이지 다른 외간 남자에게 당하는 것은 치욕”이라고 썼다. 비난이 쏟아지자 게시 글은 삭제됐다.

최고야 best@donga.com / 부산=강성명 / 백승우 기자
#3·1절#수요집회#위안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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