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악물고 뛴 레스터시티 선수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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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니에리 감독 경질된 뒤 첫 경기서 바디 2골… 리버풀에 3-1 승리

레스터시티 팬들은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64)을 연호했다. 하지만 팀은 그가 떠나자마자 지독한 부진에서 벗어났다. 구단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이 태업을 했다는 의혹은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레스터시티가 28일 영국 레스터의 킹파워 스타디움에서 열린 리버풀과의 2016∼2017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6라운드 안방경기에서 멀티 골을 터뜨린 제이미 바디(30)의 활약을 앞세워 3-1로 완승을 거뒀다. 최근 6경기에서 1무 5패를 기록한 데다 한 골도 넣지 못했던 레스터시티가 5위 리버풀을 상대로 거둔 깜짝 승리였다. 승점 24점(6승 6무 14패)을 기록한 레스터시티는 18위에서 15위가 됐다.

레스터시티는 지난 시즌 창단 132년 만에 EPL에서 우승하며 세계 축구 팬들을 놀라게 했다. 무명 선수들로 이뤄진 팀을 이끌고 ‘동화 같은 우승’을 만든 라니에리 감독은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감독으로 뽑혔다. 영광은 오래가지 않았다. 이번 시즌 레스터시티는 디펜딩 챔피언의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팀이 강등권(18위)의 위기에 몰리자 구단은 24일 라니에리 감독을 경질하고 크레이그 셰익스피어를 대행으로 임명했다. 그동안 레스터시티 주변에는 지난 시즌 우승 주역 바디 등 선수들과 감독의 불화설이 나돌았다. 주축 선수 4명이 구단주를 직접 만나 감독 교체를 요구했다는 얘기도 나왔다. 공교롭게도 이날 두 골을 터뜨린 바디와 팀의 두 번째 골을 넣은 대니얼 드링크워터(27)는 라니에리 감독을 몰아낸 장본인으로 의심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승리 뒤 바디는 “선수들이 라니에리 감독 해임을 요청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언론에 대한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레스터시티 팬#클라우디오 라니에리#레스터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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