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암살]“北 정찰총국 女공작원 수 늘려…얼굴·가슴·엉덩이 크기 기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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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2월 16일 08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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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암살

사진=말레이 메일 온라인 화면 캡처
사진=말레이 메일 온라인 화면 캡처
북한 김정은 노동장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암살 관련 유력 용의자로 추정되는 여성 2명 중 1명이 체포됐다. 공항 폐쇄회로(CC)TV에 포착됐던 인물로, 20대의 젊은 여성이었다. 티셔츠에 미니스커트 등 평범한 옷차림을 한 이들은 현지시간 13일 오전 9시께 말레이시아 공항에서 대범하게 범행을 저질렀다.

16일 북한전문매체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북한의 공작기구들이 정찰총국으로 통합된 이후 여성 공작원의 수가 많아지고 활동 범위도 넓어졌다.

익명을 요구한 정찰총국 출신의 탈북자는 “북한이 2009년 공작기구들을 정찰총국으로 통합했을 때 관련 임무와 인원 등을 확대했다”면서 “이때 여성공작원 수와 활동 영역도 확장됐다”고 RFA에 밝혔다.

북한의 대남 공작을 지휘하는 핵심 기관인 정찰총국은 지난 2009년 인민무력부 산하 정찰국을 중심으로 노동당 산하 작전부 및 35호실 등 3개 기관이 대남·해외 공작 업무를 통합했다. 정찰총국은 구체적으로 간첩 양성 교육기관을 운영하는 1국과 암살·폭파·납치 등을 담당하는 2국, 공작장비 개발이 주 임무인 3국, 대남 및 국외정보 수집 등을 맡은 5국 등 모두 6개국으로 이뤄졌다. 편제상 북한군 총참모부 산하 기관이지만, 김정은에게 직보하는 인민군 핵심 조직으로 알려졌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북한이 과거처럼 총이나 칼을 사용하는 남자 공작원이 아닌 미녀 공작원을 활용한 독침 암살을 시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여자가 남자에 비해 은폐가 쉽고 공작원으로서 노출도 잘 안 된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을 드나들며 정보사업을 벌이는 한 탈북자도 “주로 남자들이 공작업무를 맡았던 것으로 아는데 지난해에 여성 공작원들이 3~4명 단위로 활동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면서 “세련된 복장에 훈련을 잘 받은 여성들이라고 들었다”고 전했다.

정찰총국 출신의 탈북자와 전문가들에 따르면 북한이 여성 공작원을 뽑는 기준은 굉장히 까다롭다. 먼저 출신 성분과 당에 대한 충성심을 검증 받아야 하며, 고학력자이면서 외국어에 능통해야 한다. 준수한 외모도 선발 기준에 포함돼 있다.

안찬일 소장은 “여성 공작원의 키는 너무 커도 안 되고 작아도 안 된다”면서 “얼굴이 준수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고 가슴과 엉덩이 크기의 기준도 있다는 증언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말레이시아 경찰 당국에 따르면, 김정남 피살 사건 이틀 만에 체포된 여성 용의자는 여권 확인 결과 베트남 국적으로 이름은 조안 티 흐엉, 나이는 29세다. 이 여성이 실제 베트남 여성인지, 위조 여권을 가진 북한 공작원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이 여성을 포함해 또 다른 여성 1명과 남성 4명 등 모두 6명을 용의선상에 올려놓고 추적하고 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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