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살아난 ‘코리안 좀비’…정찬성, UFC 복귀전서 1라운드 KO승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2월 6일 05시 45분


정찬성.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정찬성.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페더급 9위 버뮤데즈 상대 어퍼컷 작렬
승리 선물 약속 지켜…아내의 눈물 감동


정찬성이 별명 ‘코리안 좀비’처럼 3년6개월 만에 되살아났다.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돈이 필요하다”면서 옥타곤으로 되돌아온 정찬성(29)은 5일(한국시간) 미국 휴스턴 도요타 센터에서 벌어진 UFC 파이트 나이트(UFN) 104 메인이벤트 페더급 경기에서 랭킹 9위 데니스 버뮤데즈(30·미국)에게 1라운드 2분49초 만에 화끈한 KO 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정찬성은 UFC 통산 4승째(1패)를 기록했다. 1패는 3연승 이후 UFC 163(2013년 8월4일) 조제 알도와 페더급 타이틀전에서 초반 경기를 잘 이끌다가 예상 못한 어깨탈구로 TKO를 당한 것이다. 정찬성의 종합격투기 통산 전적은 14승4패다. UFC 2연승에서 멈춘 데니스는 6패째(16승)를 기록했다.

정찬성은 UFC에서 한국인 선수들이 거둔 통산 30승의 주인공도 됐다.

메인이벤트 경기로 벌어진 정찬성의 복귀전은 오른손 어퍼컷 한방으로 승패가 결판났다. 경기 초반 데니스의 오른손 훅에 얼굴을 허용하는 등 쉽게 주도권을 잡지 못했던 정찬성은 경기장에서 초초하게 응원하던 아내의 성원에 힘을 얻었다. 키와 리치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접근해서 훅과 킥으로 몇 차례 정찬성에게 충격을 줬던 데니스는 1라운드 중반 거리를 좁히려고 또 파고들었다. 이 순간 턱이 열렸다. 정찬성의 어퍼컷은 운 좋게도 그 틈새를 비집고 들어갔다. 들어오던 힘과 펀치력이 결합되면서 데니스가 앞으로 고꾸라졌다. 정찬성이 달려들어 파운딩을 시도하려고 했지만 주심은 재빠르게 경기를 중단시키면서 정찬성의 승리를 선언했다.

이날 경기장에는 좀비분장의 한국인 팬들이 뜨거운 응원을 했다.

경기가 끝나자 UFC의 방송 카메라는 눈물을 흘리고 있는 정찬성의 아내를 클로즈업 했다. 한 때 UFC 페더급의 세계최강자 자리를 꿈꿨고 기회가 바로 눈앞에 찾아오기도 했던 정찬성이었다. 하지만 조제 알도와의 경기 이후 옥타곤 복귀까지는 무려 3년6개월의 시간이 필요했다. 어깨 수술과 재활, 사회복무요원 복무 등으로 공백기를 보내야 했다. 차츰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진 존재가 될 뻔했지만 불굴의 의지로 재기에 성공했다.

정찬성은 복귀전을 앞두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서 “내 아내는 UFC 복귀전에서 져도 괜찮다고 한다. 진다고 해서 인생 끝나는 것도 아니고 실패자가 된 것도 아니다. 한 명은 질 수 밖에 없으니. 그래도 당연한 말이지만 이번 UFC 복귀전만큼은 꼭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승리를 선물하고 싶다”고 했고 약속대로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가치를 매길 수 없는 승리를 선사했다.

한편 UFC에서 우리 선수들은 ‘스턴건’ 김동현의 13승을 비롯해 정찬성 4승, 최두호, 임현규 각각 3승, 양동이, 방태현, 강경호 각각 2승, 동명이인 김동현의 1승을 합쳐 총 30승(18패)에 올라섰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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