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슈너, 덩샤오핑 손녀사위에 투자 요청”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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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언론 “트럼프 당선 8일뒤 만나… 자금부족 시달린다며 지원 부탁”
투자 성사땐 도덕성 논란 불거질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맏사위이자 정권의 핵심 실세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36)이 트럼프 당선 직후 중국 덩샤오핑(鄧小平)의 외손녀사위와 비밀리에 만나 자신의 사업에 투자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1일 홍콩 주간지 야저우(亞洲)주간에 따르면 쿠슈너는 트럼프 당선 8일 뒤인 지난해 11월 16일 미국 뉴욕의 한 호텔에서 우샤오후이(吳小暉) 중국 안방(安邦)보험 회장과 저녁을 겸한 비밀 회합을 했다. 쿠슈너는 이 자리에서 부동산 사업으로 자금 부족과 많은 빚에 시달리고 있다며 우 회장에게 경제 지원을 요청했다. 야저우주간은 “(쿠슈너가) 구조 요청을 보냈다”고 표현했다. 쿠슈너는 가족이 운영하는 부동산 회사가 소유한 뉴욕 맨해튼 고층건물의 재건축 과정에서 2019년까지 11억 달러(약 1조2716억 원)의 대출을 갚아야 하는 처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잡지는 “(모임에서) 쿠슈너는 만면에 웃음을 띠었고 우 회장은 쿠슈너에게 장인(트럼프)을 만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고 보도했다. 비밀 회합 1주일 뒤 우 회장은 쿠슈너의 아버지와 점심을 먹은 뒤 쿠슈너에게 “당신들을 사랑한다(I love you guys)”라고 말했고 안방그룹은 쿠슈너에게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고 잡지는 전망했다. 중국 기업이 백악관 실력자에게 실제 투자한다면 도덕성 논란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 잡지는 “금전과 권력이 뒤섞인 사위 외교”라며 “트럼프가 중국을 계속 비판하던 시기에 사위는 중국의 거부(巨富)에게 경제 지원을 요청했다”고 비판했다. 또 미국에서 트럼프의 족벌주의에 대한 비판이 거센 가운데 안방그룹과 쿠슈너의 회합은 미중 관계가 ‘상상하지 못한’ 상황으로 전개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공식적으로는 양국이 갈등하면서도 이면에서는 권력끼리 이익을 주고받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쿠슈너#덩샤오핑#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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