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민 LG로, 김영환 kt로… ‘초대형 트레이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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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쉬워요. 10년 다닌 직장인데…떠나려니 kt 팬들이 눈에 너무 밟히네요.”

 LG로 전격 트레이드된 국가대표 슈터 조성민(34)은 31일 오후 kt 관계자로부터 트레이드 사실을 전해 듣고 마음을 추스르며 부산 kt 숙소에서 짐을 정리했다. 저녁 식사도 뜨는 둥 마는 둥 하고 부산역으로 향했다.

 LG의 훈련장인 경기 이천 LG챔피언스파크에 합류하기 위해 오후 7시 25분에 출발하는 광명행 고속철도(KTX) 티켓을 구입하고 플랫폼에 섰다. 그는 “시원섭섭합니다. 가서 더 잘해야죠”라며 애써 충격을 잊으려 했다. 프로 선수라면 늘 트레이드 가능성을 받아들여야 하지만 2006년 kt의 전신인 KTF에 입단한 뒤 프랜차이즈 스타로 성장해온 조성민 입장에서는 상당히 혼란스럽고 복잡했던 반나절이었다.

 kt는 이날 LG에 ‘국가대표 에이스’를 내주는 대형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팀의 간판스타인 조성민을 내보낸 kt는 LG의 왼손 슈터 김영환(33)을 데려왔다.

 양 구단은 다음 시즌 신인드래프트 지명권도 함께 바꾸기로 했다. 조성민을 얻은 LG는 kt에 1라운드 지명권을 넘기고 LG는 kt의 2라운드 지명권을 행사한다.

 전체적으로 팀 분위기 반전을 꾀하려는 양 구단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올 시즌 7위로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리는 LG로선 시즌 막판 회심의 승부수가 필요했다.

 LG 관계자는 “김영환을 보낸 우리도 착잡하다. 하지만 팬들에게 더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기 위해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날 현재 최하위로 플레이오프 진출이 어려운 상황인 kt는 내년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추가로 확보해 제대로 리빌딩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LG는 조성민의 가세로 큰 힘을 얻었다. 조성민의 노련한 경기 운영과 외곽 슛은 상대에게 큰 부담이다. LG는 이번 시즌 경기당 3점슛 5.6개로 10개 구단 중 9위, 3점슛 성공률 29.8%로 10위에 머물러 있다.

 kt도 김영환의 복귀가 반갑다. 김영환은 2007∼2008시즌 kt에서 프로로 데뷔해 네 시즌을 뛰고 LG로 이적했다. 당시 kt의 박상오와 ‘포워드 듀오’를 이루며 공수에서 좋은 호흡을 보여준 적이 있어 기대가 크다.

 김영환이 슈팅가드와 포워드 자리를 오가면서 장신(195cm)의 이점을 활용해 리바운드에 가담하고 골밑 공격에서 활로를 뚫어줄 것으로 보고 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조성민#lg#김영환#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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