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일부 아파트 매매가 하락 ‘숨고르기’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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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 한달새 20% 줄어 9277건… 재건축 매매가 상승세도 둔화
美금리인상 우려-부채대책 겹쳐… 일각 “2016년 상반기까지 약세 지속”

최근 서울 일부 자치구의 평균 아파트 매매가가 하락세를 보이는 등 서울 아파트 시장이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주택시장 비수기인 겨울철로 접어든 데다 금리인상 우려 등의 악재로 부동산 경기가 한동안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9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서울에서 이뤄진 아파트 매매거래는 9277건으로 지난달(1만1670건)보다 20% 정도 줄었다. 같은 기간 전세 거래량도 9526건에서 7455건으로 약 22% 감소했다. 실수요자와 투자수요자가 모두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이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의 상승세도 한풀 꺾이는 분위기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달 넷째 주(23∼27일) 서울 노원·관악구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각각 0.03%, 0.06% 떨어졌다. 노원·관악구는 지난달 아파트 평균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각각 73.1%, 76.3%에 이를 정도로 전세난이 심해 전세에서 매매로 갈아타려는 실수요자가 많았던 곳이다.

지난주 서울 재건축 아파트의 매매가 상승률도 0.02%로, 9월 마지막 주(9월 28일∼10월 2일·0.00%) 이후 상승률이 가장 낮았다. 둔촌주공아파트(서울 강동구 둔촌동) 등 최근 조합원 분담금이 오른 단지에서 한꺼번에 매물이 나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아파트의 매매·전세 거래가 주춤해진 데는 계절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주택 거래량은 이사철인 3, 4월과 9, 10월에 늘고 겨울철에 줄어든다. 여기에다 연말 금리인상 우려와 주택담보대출을 까다롭게 하는 가계부채 종합대책(내년 1월 시행) 등 시장 악재가 거래심리를 위축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한 공인중개소 대표는 “내년 집값 상승 전망을 어둡게 본 일부 다주택자가 기존 시세보다 500만 원 정도 싼 가격에 매물을 내놓기도 한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부동산 경기의 하락세가 내년 상반기(1∼6월)까지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가계부채 종합대책으로 부동산 시장에 유입되는 자금이 줄어들면서 내년 1분기(1∼3월)에 거래 절벽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천호성 기자 thousand@donga.com
#부동산#아파트#아파트 매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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