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돗물 마십니까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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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하지만… 전문가들 “믿고 마셔도 돼”
불신의 앙금… 국민 5%만 “그대로 마신다”

해마다 6조8116억 원을 들여 세계 최고 수준으로 생산한다. 대다수는 알게 모르게 자주 이용하지만 정작 그 품질을 믿고 마시는 국민은 100명 중 5명에 불과하다. 올해로 생산 108년째를 맞은 대한민국 수돗물의 현주소다.

수돗물에 대한 국민의 신뢰 수준은 매우 낮다. 올해 6월 서울환경운동연합이 서울 시민 500명을 대상으로 수돗물 인식 실태를 조사한 결과 상수원에서 옥내 수도관까지 안전할지라도 수돗물을 마시지 않겠다고 답한 사람이 35.0%에 달했다. 신뢰도와 직결되는 수돗물 직접 음용률(수돗물을 그대로 마시는 비율)은 전국 평균 5.4%로 선진국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수돗물은 깨끗해도 배관을 믿지 못하겠다’ ‘상수원 오염이 걱정된다’ ‘냄새가 난다’ 등 불신의 골이 워낙 깊은 탓이다.

하지만 정작 사람들이 가장 많이 마시는 물은 수돗물이다. 환경부 한국수자원공사 서울 부산 대구 등 8개 광역지방자치단체를 포함한 11개 기관이 2013년 말 전국 성인 1만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수돗물을 그대로 마시거나 끓여 먹는 사람은 53.6%였다. 국이나 찌개, 밥을 조리할 때 수돗물을 사용한 사람은 77.5%에 달했다. 수돗물을 그대로 마시는 사람은 소수지만 보리차, 커피나 차, 국, 찌개 등을 통해 이미 상당량의 수돗물을 마시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한국수자원공사와 광역지자체가 공급하는 수돗물은 믿고 마셔도 된다고 입을 모은다. 수질 향상과 배관 교체 등 꾸준히 투자해온 결과 현재 수돗물 수질과 안전성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것. 또 수돗물은 페트병 생수나 정수기 물에 비해 훨씬 경제적이고 친환경적인 식수다. 4인 가구가 수돗물을 식수로 마시면 월 2만 원가량을 아낄 수 있다.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크게 줄여 환경 보호에도 기여할 수 있다.

김호경 기자 whalefisher@donga.com
#수돗물#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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