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매각 612억-담보대출 3892억… 현대상선, 자금 4500억 확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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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유동성 위기 한 고비 넘길 듯… 3분기 107억 영업손실 예상

현대상선이 담보대출과 지분 매각 등으로 총 4500억 원대의 자금을 확보했다. 이로써 현대상선은 눈앞에 닥친 유동성 위기를 벗어나며 일단 ‘급한 불’은 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상선은 “지분 매각으로 612억 원, 담보대출 등으로 3892억 원의 유동성을 확보했다”고 11일 공시했다. 총 4504억 원 규모다.

당장 현금이 급했던 현대상선은 현대증권 주식 일부와 현대그룹 연수원 지분을 계열사인 현대엘리베이터에 맡겨 1392억 원을 빌리고, 나머지 현대증권 주식을 외부 기관에 신탁해 2500억 원을 차입하기로 했다.

보유하고 있던 다른 회사의 지분도 대거 매각했다. 이날 현대상선은 가지고 있던 현대아산 지분 일부(34.79%)를 팔아 358억 원을 마련했고, 반얀트리호텔을 가지고 있는 현대L&R 지분 전량을 매각해 254억 원을 마련한 것이다.

정부와 해운업계에서는 일단 현대상선이 2500억 원 정도만 확보하면 올해는 별다른 문제없이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대상선이 연말까지 6500억 원을 확보해야 한다는 분석도 내놨지만, 이는 진행 중인 미국 터미널 매각이 무산되고 산업은행에서 대출 연장을 해주지 않는 등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경우다. 이번에 확보한 자금과 추가로 미국 터미널 매각, 영구채 발행 등이 성공한다면 내년 상반기(1∼6월)까지는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전히 실적이 부진한 것은 고민거리다. 현대상선은 16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할 계획인데, 해운업계와 증권업계에서는 적자가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KB투자증권은 매출 1조6000억 원에 107억 원의 영업손실을 볼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상선은 2012년 4분기 이후 올해 1분기(1∼3월) 42억 원의 흑자를 제외하고는 분기마다 수백억 원의 적자를 보고 있다. 4분기는 해운업계의 비수기라 이후에 실적 개선도 장담할 수 없다.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현대상선이 가지고 있는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3885억 원이지만, 내년까지 갚아야 할 빚은 1조1400억 원이 넘는다. 당장 내년 4월에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2320억 원부터 갚아야 한다.

이번 현금 확보 외에 따로 추진하고 있는 영구채 발행은 3000억 원 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상선은 이달 공시를 내고 발행 규모를 확정하기로 했다. 채권시장에서는 현대상선의 낮은 신용등급 때문에 발행 성공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있지만, 현대상선의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자금 사정에 숨통이 트이게 된다.

김성규 sunggyu@donga.com·김준일 기자
#현대상선#지분매각#담보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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