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百 ‘맛케팅’에 빠지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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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초청많던 고객행사 줄이고 요리경연 늘리자 참가신청 폭증
인기셰프들의 비법도 공개

현대백화점이 판교점에서 개최한 요리 경연 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문보영(앞줄 왼쪽), 이지윤 씨 모녀가 ‘가을사과 담은 두부도넛’을 만들고 있다. 현대백화점 제공
현대백화점이 판교점에서 개최한 요리 경연 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문보영(앞줄 왼쪽), 이지윤 씨 모녀가 ‘가을사과 담은 두부도넛’을 만들고 있다. 현대백화점 제공
8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현대백화점 판교점에서는 백화점 고객들이 참가한 ‘레시피 콘테스트’가 열렸다. 경연에 나선 6팀은 직접 개발한 독창적인 메뉴를 선보였다. 이들은 경연에 참가 신청을 한 500여 팀 중 사전 심사를 거쳐 결선에 진출했다. 이날 심사는 각종 요리 프로에 출연하며 유명해진 박준우 요리사가 맡았다. 현대백화점 측은 “당초 참가자를 200팀 정도로 예상했는데, 2배 넘게 몰릴 정도로 고객들의 많은 관심을 끌었다”고 전했다.

현대백화점이 고객 초청 행사로 요리 경연을 택한 것은 요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요즘 분위기를 반영한다. 각종 TV 프로에 출연하는 요리사들은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에 현대백화점은 최근 요리와 요리사를 활용한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벌이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요리 경연 대회에 앞서 지난달 ‘셰프의 한 수’라는 푸드 전문 사이트를 개설했다. 사이트에서 홍석천 박준우 등 인기 요리사들이 조리법을 공개하고, 고객들은 자신만의 메뉴를 공유한 뒤 평가받을 수 있도록 했다. 오프라인 행사에서도 요리의 중요성은 커졌다. 점포별로 월 5∼8회 진행하는 고객 행사의 경우, 지난해까지는 대부분 가수를 초청했다. 올해는 절반이 넘는 행사에 요리사를 불렀다. 특히 8∼10월에는 고객 행사의 80% 이상이 요리사와 요리 관련 콘텐츠로 채워졌다.

요리와 요리사를 활용한 마케팅이 확대된 것은 식음료 분야가 유통업체들에 그만큼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주요 백화점 및 대형마트들은 지역 맛집 및 해외 유명 디저트 브랜드를 유치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현대백화점은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직접 나설 정도로 적극적이다. 정 회장은 지난해 3월 해외 브랜드 판권 전문가, 유명 셰프 등 12명으로 구성된 ‘식품 개발 위원회’를 만들었다. 그 결과 8월 개장한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매그놀리아’ ‘사라베스’ ‘조앤더주스’ 등 세계 유명 식당 브랜드를 유치했고 연일 고객들로 장사진을 이루게 하는 데 성공했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현대백화점#맛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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