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후 6년… 각국 50대기업 경영실적 회복실태 현장 점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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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는 한국경제, 뛰는 선진경제]韓 영업이익 11% 늘때 美日獨印은 50%이상↑
매출도 한국 21% ‘기는 회복’ 할 때… 4개국 기업은 36∼103% ‘뛰는 성장’
고부가산업 육성과 규제개혁 효과

지난달 14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새너제이에서 만난 조지프 세구라콘 씨는 고객 주문을 받아 프로토타입(시제품)을 만들어주는 비즈니스를 최근 시작했다. 작업 도구를 공유하는 테크숍에 회원으로 가입해 ‘시설투자비 제로(0)’로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종업원이 없으니 인건비도 들지 않는다.

아이디어와 기술만 있으면 손쉽게 창업할 수 있기에 실리콘밸리에는 미국 안팎에서 인재들이 몰리고 있다. 부동산 가격이 최근 4년간 매년 평균 15%씩 뛰었을 정도다. 애플, 구글 등 초대형 혁신 기업이 성장을 이끌고, 세구라콘 씨처럼 기업가정신으로 무장한 1인 기업들이 아래를 받치면서 미국 경제는 경기부양을 위해 인위적으로 풀었던 돈을 거둬들일 타이밍을 저울질할 정도로 강해졌다.

하지만 한국 상황은 정반대다. 수출이 감소하고 소비가 부진할 뿐 아니라 돈을 벌어 이자도 못 내는 한계기업이 속출하고 있다. 이는 한국 경제를 저성장으로 몰아넣고 있다.

동아일보가 전국경제인연합회와 공동으로 한국 미국 일본 독일 인도 등 5개국의 시가총액 상위 50개사의 2009∼2014년 실적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한국 50대 기업의 매출액은 글로벌 금융위기 다음 해인 2009년보다 21.3% 느는 데 그쳤다. 반면 같은 기간 미국(36.5%) 일본(51.5%) 독일(42.9%) 인도(103.3%)의 매출액 성장은 한국보다 최소 15%포인트 이상 높았다.

영업이익 격차는 더 컸다. 지난해 한국 기업들의 영업이익은 2009년에 비해 11.6% 늘었지만 나머지 국가는 2009년보다 최소 50% 이상 급증했다. 다만 한국 50대 기업은 지난해 종업원 수를 2009년보다 28%나 늘려 5개국 중 최대 증가폭을 보였다. 어려운 가운데에도 기업들이 일자리를 창출했지만 ‘성장 없는 고용’이 된 셈이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취약한 첨단지식 산업 구조, 원화 강세로 인한 수출 부진 등으로 한국 기업은 성장이 주춤했지만 해외 선진국들은 고부가가치 산업 육성과 규제 철폐로 높은 성장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동아일보는 기업 성장이 두드러진 독일 일본 미국 인도의 산업 현장을 시리즈로 소개한다.

새너제이=박형준 lovesong@donga.com /헤르본=김창덕 기자
#금융위기#한국#경영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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