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자스시티, 월드시리즈 우승…30년만에 극적 우승 원동력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2일 17시 34분


코멘트
캔자스시티가 30년 만에 월드시리즈 정상에 올라섰다. 캔자스시티는 2일(한국시간) 시티필드에서 속개된 5차전에서 연장 12회 대거 5점을 뽑으며 7-2로 뉴욕 메츠에 역전승을 거둬 4승1패로 통산 두 번째 정상을 차지했다. 캔자스시티의 크리스찬 콜론은 월드시리즈 사상 첫 타석에서 결승타를 때린 주인공이 됐다. 콜론은 연장 12회 1사 3루에서 2-2 균형을 깨는 적시타를 터뜨렸고, 캔자스시티는 이후 봇물처럼 안타가 터져 승리를 굳혔다. 월드시리즈 MVP는 베네수엘라출신 포수 살바도르 페레스에게 돌아갔다. 페레스는 시리즈 5경기에서 22타수 8안타(0.367) 2타점을 기록했다. 포수의 MVP 수상은 1992년 토론토 팻 보더스 이후 23년 만이다. 1차전 등판을 앞두고 아버지가 사망해 장례식 참가로 뉴욕에서 합류했던 캔자스시티의 에딘슨 볼케스는 볼넷 5개를 허용했으나 6이닝 동안 2피안타 2실점(1자책점)으로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메츠 마무리 제리스 패밀라는 월드시리즈 사상 첫 3경기 블로운세이브의 불명예를 안았다.

○ 뒷심 작렬


캔자스시티는 올 포스트시즌 11승 가운데 8승이 역전승이다. 이 가운데 7승이 2점 이상을 뒤집었다. 메이저리그 신기록이다. 캔자스시티는 올 포스트시즌 16경기에서 1~6회까지는 총 39득점을 올린 반면 7회 이후에는 무려 51점을 뽑는 뒷심을 발휘했다. 5차전에서도 0-2로 뒤진 경기를 뒤집었다. 9회 초 8회까지 무실점으로 호투한 메츠 에이스 맷 하비로부터 로렌조 캐인이 볼넷을 얻으면서 역전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캐인의 도루로 만든 무사 2루에서 타점맨 에릭 호스머가 좌월 2루타로 1점을 ¤아갔다. 이어 1사 3루. 페레스타석 때 메츠는 전진수비로 타자를 압박했다. 페레스의 타구도 3루 땅볼. 3루수 데이비드 라이트가 1루에 송구하는 사이 호스머가 홈을 파고들었고, 1루수 루카스 두다의 송구가 빗나가면서 2-2 동점이 됐다.

메츠로서는 에이스 하비를 믿은 게 화근이었다. 시즌 마지막 경기나 다름없는 경기에서 하비의 투구수도 적었고, 마무리 패밀라의 잇단 블로운세이브로 메츠 테리 콜린스 감독은 선발 투수를 밀어 붙였다. 하비의 완투게임은 2013년 콜로라도전이 유일했다. 하비는 8회까지 4안타 1볼넷 9삼진 무실점으로 쾌투했다. 야구에 ‘볼넷이 경기를 그르친다(Base on balls kills the game.)’ 격언은 하비에게도 적용됐다. 시리즈를 6차전까지 이어가려했던 메츠는 3아웃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월드시리즈 준우승으로 2015시즌을 마감했다. 특히 디비전시리즈 리그 챔피언결정전의 영웅 대니엘 머피는 이날도 연장 12회 어처구니없는 실책으로 대량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어제의 영웅이 오늘은 역적이 된다’는 야구 속어는 머피에게 돌려줘야 할 듯.

○ 캔자스시티의 우승 원동력은

캔자스시티는 만년 꼴찌 팀이었다. 1985년 마지막 월드시리즈 우승 이후 한 시즌에 100패 이상을 당한 게 무려 4번에 이른다. 성적부진에 스포츠 마켓이 작아 대어급 프리에이전트 영입도 불가능했다. 드래프트를 통해 팜팀에서 유망주를 육성했다. 팀의 주축 1루수 에릭 호스머, 3루수 마이크 무스타스카스, 좌익수 알렉스 고든은 1차 지명자들이다. 캔자스시티는 선발진이 약하지만 불펜은 메이저리그 최강이다. 올 포스트시즌에서도 8승 4세이브로 무패였다. 캔자스시티의 우승에 화룡점정을 찍은 이는 네드 요스트 감독이다. 요스트는 61세로 메이저리그 감독 가운데 나이가 많은 편에 속한다. 감독 후보 영순위 포수 출신이다. 애틀랜타에서 레전더리 감독 보비 콕스 감독 밑에서 오랫동안 코치를 역임했다. 2003년 밀워키에서 첫 감독을 시작했다. 그러나 2008년 정규시즌 12경기를 남겨두고 연패로 해고되는 굴욕을 맛봤다. 밀워키는 이 해 와일드카드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요스트는 2010년 5월13일 시즌 도중 캔자스시티 지휘봉을 잡았다. 캔자스시티 감독 4시즌 만인 2013년 승률 5할 이상(86승76패)을 기록했다. 지난해 29년 만의 와일드카드 포스트시즌 진출에 이어 올해 지구우승과 함께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요스트는 불펜운용이 탁월하다. 히트 앤드 런과 도루 등의 기동력 야구로 ‘매뉴팩처 런’으로 득점을 올리는데 비해 번트작전은 거의 구사하지 않는 스타일이다.

로스앤젤레스=문상열 통신원 moonsy1028@gmail.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