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檢, 아시아드CC 특혜업체 비리 수사 확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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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억대 비자금 조성 정황 포착

부산 기장군 아시아드컨트리클럽(CC)의 비리를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관련 업체에서 수십억 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 안팎에서는 아시아드CC로부터 일감을 받은 이 업체가 부산시 고위 공무원 등에게 전방위 로비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부산지검 형사3부(부장 정대정)는 최근 아시아드CC의 골프장 코스 관리와 조경 공사 등을 맡은 A사 및 이 회사 대표 B 씨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고 21일 밝혔다. 검찰은 자금 운용 부분을 집중 수사하는 과정에서 A사 회계담당 임원 김모 씨(54)가 2013년 1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회사 자금 19억 원을 횡령한 혐의를 포착해 김 씨를 구속했다. 김 씨는 검찰 조사에서 “빼돌린 자금을 B 씨에게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A사 직원과 하청업체 관계자를 소환하는 과정에서 B 씨의 다른 범죄 혐의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검찰은 A사 외에도 B 씨가 대표로 있는 토목업체 C사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C사가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부산시가 발주한 대형 관급공사 4, 5개를 수주하는 과정에서 B 씨가 부산시 고위 공무원과 수시로 접촉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C사가 하청업체에 공사비를 부풀려 줬다가 일부를 돌려받는 수법으로 수십억 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한 단서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B 씨가 두 회사를 통해 조성한 비자금 규모가 100억 원이 넘는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B 씨는 부산 강서구에서 소규모 공사 업체를 운영하다 단기간에 급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아시아드CC와의 유착 관계를 비롯해 B 씨가 운영 중인 회사의 전반적인 부분에 대해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이른바 쪼개기 발주를 통해 아시아드CC가 A사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부산시의회 공기업특별위원회의 의혹 제기에 따라 수사에 착수했다. 부산시 출자기관인 아시아드CC는 부실 경영으로 질타를 받고 있다. 아시아드CC 전 대표 김모 씨(64)는 A사로부터 4500만 원을 받고 각종 편의를 제공했다는 혐의 등으로 지난달 말 구속된 상태다. 이에 대해 B 씨 측은 “수사를 받고 있는 건 맞지만 비자금 조성과 로비 의혹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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