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한가 종목 7개, 하한가 ‘0’… 큰 충격은 없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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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제한폭 ±30%로 확대 첫날
중소형株 23개 ±15%이상 출렁… 시장 눈치보기에 거래대금은 줄어

국내 주식시장이 ‘상하한가 30% 시대’를 연 첫날 종전의 가격제한폭(±15%)을 넘어 주가가 급등락하는 중소형주(株)들이 속출했다. 17년 만에 갑절로 확대된 가격제한폭의 영향을 지켜보려는 투자자가 늘면서 주식 거래대금은 전반적으로 줄었다. 다만 코스피, 코스닥지수는 큰 출렁임 없이 하락세 속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개별 종목의 변동성이 높아진 가운데 그리스 채무불이행(디폴트), 미국의 금리인상 우려 등 대외 불확실성이 다시 커지고 있어 당분간 수익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치중한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코스닥 14개 종목 ±15% 이상 등락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증시에서 가격제한폭 30%에 도달한 종목은 모두 7개였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자동차 부품기업인 태양금속을 비롯해 삼양홀딩스, 계양전기 우선주 등 4개 종목이 나란히 상한가로 진입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1000억 원 규모의 중국 투자자금을 유치했다고 밝힌 제주반도체, 통신·방송장비 제조업체 GT&T 등 3개 종목이 상한가로 치솟았다. 다만 코스피, 코스닥 모두 하한가로 추락한 종목은 나오지 않았다.

상하한가 제한폭이 확대되자 당초 예상대로 몸집이 큰 대형주보다는 유통 주식 수가 적고 거래 단가가 낮은 중소형주에서 급등 또는 급락하는 종목이 속출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0개 종목 가운데 5% 이상 출렁인 종목은 최근 삼성물산과의 합병 이슈로 몸살을 겪고 있는 제일모직(―7.14%)이 유일했다.  
▼ “당분간 수익률보다 리스크관리 치중해야” ▼

주가제한폭 확대 첫날


반면 코스닥시장에서는 로체시스템즈, 네오피델리티 등 3개 종목이 종전 가격제한폭을 뛰어넘어 20∼23%대로 급등했고 루보, 넥스턴 등 8개 종목은 15∼17%대로 폭락했다.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투자하는 신용거래융자 비중이 높은 종목의 하락세도 두드러졌다. 신용거래융자 잔액 비율이 10%에 육박하는 코스닥 대표 화장품주(株)인 산성앨엔에스는 15.85% 급락했다.

○ “가격제한폭 여파 지켜보자”

중소형주 일부 종목은 요동쳤지만 증시 전반적으로는 가격제한폭 확대에 따른 충격이 크지 않았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9.85포인트(0.48%) 하락해 2,042.32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지수도 0.92% 내린 705.85로 마감했다.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이 결렬되고 미국 뉴욕증시가 하락하는 등 해외 악재가 불거졌지만 국내 증시의 큰 혼란은 없었다”며 “가격제한폭 확대 초기인 만큼 관망하는 투자자가 늘었지만 일단 선방했다”고 분석했다.

대외 악재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데다 가격제한폭 확대에 따른 ‘눈치 보기’가 나타나면서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의 거래대금은 전 거래일보다 각각 22.5%, 14.2% 줄었다.

하지만 앞으로 대내외 악재의 강도가 심해져 증시 하락세가 지속되면 가격제한폭 확대의 악영향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엇보다 신용거래 등 빚을 내 투자에 나선 개인투자자들의 손실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이영원 HMC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증권사의 반대매매 규정 등이 빡빡해져 신용거래 비중이 큰 종목은 수급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빚을 내 투자하면 더 큰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국내 증시는 가격제한폭 확대보다 미국 금리인상 신호가 나올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유로존 재무장관회의 등 대외 요인의 영향을 더 많이 받을 것”이라며 “정부가 조만간 발표할 추가경정예산 규모와 방식에 따라 증시 반등세가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임수 imsoo@donga.com·박민우 기자
#주식#상한가#하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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