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 앞둔 中 선강퉁, 성공 위한 한국 투자자들 전략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22일 11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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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선전과 홍콩 증시의 교차 거래를 허용한 ‘선강퉁’ 시행을 앞두고 선강퉁 수혜 주식을 미리 사두려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이런 투자 전략이 성공하려면 중국 본토 투자자들이 아직 매수하지 않은 시장이나 종목을 미리 사들이는 게 바람직하다.

하지만 중국 본토 투자자들은 이미 선전 증시의 중소형주를 상당 부분 매수한 상황이다. 펀더멘털 분석이나 계량적 예측보다 테마와 정보를 쫓아 투자하다보니 주가수익비율(PER)도 과도하게 오르고 있다. PER가 높을수록 기업실적에 비해 주가가 고평가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 본토A주 시장에서 PER가 100배 이상인 종목은 760개에 이른다. 상하이 증시에 220개가 있고, 선전 증시에 532개나 있다. 선전 증시는 최근 PER가 46.3배에 이를 정도로 과열돼 있다. 지금 시장에 들어가다가는 자칫 고평가된 중소형주에 물려 하락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중국 정부도 과열이 염려되는 중국 본토의 투자 열기를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홍콩 증시로 돌리려고 하고 있다. 선강퉁이 시행되면 홍콩 증시에서 중국 본토 투자자들이 투자할 수 있는 종목이 확대되면서 홍콩으로 유입되는 본토 투자자금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지난달 27일 중국 증권감독위원회(CSRC)가 중국 본토의 일반 공모펀드도 ‘강구통’(본토와 홍콩 증시를 연결)을 통해 홍콩 증시에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홍콩 증시의 주가와 거래량이 급등했다.

따라서 지금 시점에서 선강퉁에 대비한 투자에 나선다면 선전보다는 홍콩 증시의 중소형주가 훨씬 더 매력적으로 보인다. 최근 선전 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100조 원에 육박하는 점을 감안할 때 선강퉁이 시행되면 홍콩 증시로 유입되는 중국 본토 투자자금의 영향력이 크게 늘어날 것이다. 상하이와 홍콩 증시의 교차 매매를 허용한 ‘후강퉁’과 선강퉁을 통해 상하이, 선전, 홍콩 간의 자금이동이 자유로워지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중국 본토와 홍콩 증시의 PER 격차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필자는 중국 현지에서 운용, 자문하고 있는 ‘한국투자 그레이터 차이나 펀드’에 대해 후강통 개시 이후 약 25%의 투자비중을 홍콩H주에서 본토A주로 교체했다. 또 홍콩 투자 종목의 약 20%를 선강퉁에 대비해 본토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종목으로 교체했다. 이 펀드는 현재 다른 비슷한 펀드들보다 높은 수익을 내고 있다.

중국 본토 투자자들의 본격적인 ‘홍콩 남하’가 예상되고 있다. 한국 투자자들이 이에 대비하려면 중국과 홍콩 주식을 동시에 선별할 수 있는 운용사를 찾아 저평가된 중국 본토A주와 홍콩H주식을 미리 사들이는 전략이 필요하다.

현동식 한국투자신탁운용 상하이리서치사무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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