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부실계열사 사상 첫 청산절차 착수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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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하이알’ 자본잠식 위기

재무 건전성 강화에 나선 포스코가 자본 잠식 위기에 처한 계열사인 포스하이알을 사실상 청산하는 절차에 들어갔다. 포스코가 계열사를 청산하는 것은 그룹 설립 이래 처음이다.

21일 포스코에 따르면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계열사인 포스하이알을 청산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절차에 착수했다. 2012년 1월 설립된 포스하이알은 발광다이오드(LED) 액정 원료인 초고순도 알루미나를 생산·판매하는 업체다. 2012년과 2013년은 매출 없이 각각 10억 원과 25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14억 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순손실은 118억 원으로 늘었다. 부채가 증가하면서 자본금 200억 원은 45억 원밖에 남지 않아 자본잠식 위기에 처했다. 포스코는 매각에도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는 당장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500억 원 규모의 대출을 그룹 차원에서 갚아 주지 않는 것으로 방침을 정했다. 현금성 자산이 없는 포스하이알은 최대 주주인 포스코가 자금을 지원해 주지 않으면 청산 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포스코는 자회사 포스코엠텍을 통해 포스하이알 지분 51%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포스하이알 2대 주주인 케이씨(지분 44%)의 유상증자와 채권 은행의 만기 연장이나 금리 조정 등 특단의 합의점이 나오기 전에는 포스코가 계열사를 청산하겠다는 것이다. 포스하이알이 청산되면 직원들은 포스코엠텍에서 일부를 흡수하고, 나머지는 명예퇴직 등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가 처음으로 계열사 부실을 이유로 청산을 추진하는 것은 재무구조 건전화에 대한 권오준 회장의 경영 방침 때문으로 보인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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