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캠퍼스 옆 24시 창업카페… ‘한국의 잡스’ 키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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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중국 車庫카페’ 벤치마킹… 2018년까지 대학가 5곳에 조성
투자자 연결-컨설팅 등 창업지원

중국 베이징 중관춘의 창업 카페인 ‘처쿠 카페’에서 한 중국인 청년이 창업 준비를 하고 있다. 동아일보DB
중국 베이징 중관춘의 창업 카페인 ‘처쿠 카페’에서 한 중국인 청년이 창업 준비를 하고 있다. 동아일보DB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베이징 중관춘(中關村)은 창업을 꿈꾸는 젊은이들로 늘 북적이는 곳이다. 이곳엔 베이징대 칭화대 등 명문대와 인터넷 기업들이 몰려 있고, 창업자와 투자자를 연결해 주는 창업 카페들도 성업 중이다. 창업 카페 중 가장 유명한 곳이 ‘처쿠(車庫·차고) 카페’다. 2011년 4월 문을 열었다. 애플의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가 자신의 집 차고에서 창업한 데서 가게 이름을 따왔다.

약 800m² 넓이의 처쿠 카페에는 100개가 넘는 테이블과 좌석이 있다. 100위안(약 1만7500원)만 내면 한 달 동안 사무공간부터 복사기 프린터 등 사무기기를 마음껏 사용할 수 있다. 다른 창업자, 투자자들과의 정보 교환이 자유롭고 구인·구직 정보도 수시로 나눌 수 있다. 이들은 중관춘에서 창업해 현재 개인 자산이 수십조 원에 달하는 글로벌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이나 중국 최대 검색 사이트 바이두의 리옌훙 회장을 목표로 창업 열기를 올리고 있다.

서울에도 중국의 처쿠 카페 같은 창업 카페가 선보인다. 7일 서울시에 따르면 올 7월 1호 창업 카페를 시작으로 매년 1, 2곳씩 2018년까지 총 5개의 창업 카페가 문을 연다. 서북권(연세대 서강대 이화여대 등) 동북권(한양대 건국대 세종대 등) 서남권(서울대 중앙대 숭실대) 등 권역별로 대학가를 지정해 한 곳씩 카페를 설립할 계획이다. 시는 지난달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20여 개 대학의 창업보육센터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창업 카페 조성 간담회를 열었으며 조만간 최종 입지를 선정한다.

시가 직접 창업 카페를 만드는 것은 대부분의 창업센터가 대학가와 멀어 학생들의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미래창조과학부가 만든 드림엔터(종로구 세종대로)나 은행권청년창업재단인 디캠프(강남구 역삼동) 모두 대학가가 아닌 사무실 밀집 지역에 있다. 또 기존 대학 내 창업센터는 소속 학생들 위주로 운영돼 다른 대학 학생이 자유롭게 참여하기가 어렵다. 시는 이런 단점을 해결해 여러 대학 학생들이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열린 창업 공간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2억 원의 예산이 투입될 창업 카페 1호점은 24시간 운영되며 20여 개의 테이블 및 창업 공간, 회의실, 캡슐형 침대가 비치된 숙면실 등이 마련된다. 비용은 무료 또는 최소한의 실비만 받을 예정이다. 시는 예비 창업가와 투자자를 연결하는 역할에 집중해 좋은 아이디어만 있으면 신속하게 창업으로 이어지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시 창업지원과 관계자는 “기존 창업 센터는 학생들이 창업 아이템을 가져오면 이를 심사해 공간을 내주는 형태였지만 새로 마련되는 창업 카페는 구체적인 아이템이 없어도 서로 소통하면서 창업안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르다”며 “창업 컨설팅, 투자 설명회 등 실제 창업에 도움을 주는 여러 행사도 마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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