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은행 혁신성평가, 신한-우리-하나順 우수”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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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평가결과 공개
씨티-SC 등 외국계는 최하위권… 지방선 부산-대구-경남 높은 점수
우수은행엔 신-기보 출연료 할인… 경영진 성과급도 차등 지급
은행 “줄세우기로 대출부실 우려”

시중은행 가운데 씨티은행과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등 외국계 은행이 금융당국이 실시한 ‘혁신성 평가’에서 최하위권 점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신한은행은 금융 개혁을 가장 잘 선도하는 은행으로 꼽혔다.

정부는 이번 평가 결과에 따라 은행에 인센티브와 벌칙을 부여하기로 했다. 이번 평가에서 1위로 꼽힌 은행과 최하위 은행이 신용보증기금, 기술신용보증기금에 내는 출연료는 100억 원 이상 차이가 나게 됐다. 은행장 성과급과 임직원의 인사 고과도 이번 평가 결과에 따라 달라진다. 은행들은 “정부가 정책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무리수를 두고 있다”며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 신한이 1등, 씨티는 최하위

금융위원회는 28일 제1차 금융혁신위원회를 열어 지난해 하반기 은행 혁신성 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기술금융 확산과 보수적 금융관행 개선, 사회적 책임이행 등을 점검한 이번 평가에서 신한은행은 82.65점으로 8개 시중은행 가운데 최고점을 받았다. 이어 우리은행(76.80) 하나은행(72.70) 외환은행(66.00) 농협은행(63.60) 국민은행(59.40) 등의 순이었다. SC은행(49.20) 씨티은행(44.50) 등 외국계 은행은 나란히 7, 8위로 처졌다.

7개 지방은행 중에서는 부산은행이 79.20점으로 점수가 가장 높았다. 이어 대구은행(76.70) 경남은행(70.45) 등의 점수가 높았으며 수협(52.00) 제주은행(45.00)은 최하위권이었다.

은행 총이익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하나은행이 31.3%로 가장 낮고 씨티은행이 48.4%로 가장 높았다. 하나은행과 통합 절차가 진행 중인 외환은행은 36.9%였다. 인건비 비중이 낮을수록 이번 평가에서 높은 순위에 올라 혁신성이 높은 은행이 경영효율성도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위는 이번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은행들에 신·기보 출연료를 깎아주는 등 정책금융 지원을 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1위로 평가받은 신한은행은 당장 올 3∼8월에 내야 할 출연료가 작년 같은 기간보다 70억 원 줄어들게 됐다. 반면 SC은행은 47억 원이 할증됐다. 또 은행장과 수석부행장 등 경영진의 성과급도 평가 결과에 따라 차등화된다.

이번 평가에서 정부는 각 은행의 기술금융 대출 규모와 비중, 창업·신규기업 발굴 및 신용지원 노력, 중소기업 대출 증가율, 관계형 여신 실적, 비(非)이자수익 비중, 서민금융상품 취급 비중 등의 부문에서 점수를 매겼다. 정부는 앞으로 1년에 두 차례씩 혁신성 평가를 실시할 예정이다.

○ 은행들 ‘실적 줄세우기’에 부담 백배

평가를 받은 은행들은 겉으로는 상위권, 하위권을 가리지 않고 “앞으로 더욱 열심히 하겠다”는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정부가 은행들을 주기적으로 ‘줄 세우기’를 한다는 것에 대해 불편한 기색이 역력했다.

시중은행의 한 임원은 “다른 은행들과 실적을 계속 비교해야 하다 보니 부담이 큰 게 사실”이라며 “평가 결과가 인사고과에 반영되기 때문에 은행들이 여기에만 목숨을 거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전직 부행장도 “정부가 강조하는 기술금융의 방향 자체에는 동의하지만 은행 건전성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며 “자칫 무리해서 실적을 내려다가 대출 부실 등 은행의 리스크 요인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평가에서는 최소한의 목표치만 제시하고, 그 이상 과도하게 실적을 강요해 건전성에 악영향을 주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재동 jarrett@donga.com·장윤정·백연상 기자
#은행#혁신성평가#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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