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의 복수전 될까…슈틸리케호, 4강서 이라크와 맞대결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23일 2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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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마법이 또 통할 걸까.

2015 호주 아시안컵에서 슈틸리케 감독이 공식 기자회견에 데려 나온 선수들은 모두 다음 경기에서 맹활약했다. 그래서 생겨난 말이 ‘슈틸리케 마법’이다. 22일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을 승리로 끝낸 뒤 슈틸리케 감독은 “어떤 팀이 올라오던 연장전으로 돌입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의 바람대로 이라크는 23일 호주 캔버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8강전에서 연장 혈투도 모자라 승부차기 끝에 이란을 간신히 꺾고 한국과 4강에서 맞붙게 됐다. 전후반을 1-1로 마친 뒤 연장전에서도 이란과 2골씩을 주고받으며 승부를 가리지 못한 이라크는 승부차기에서 7-6으로 이겼다.

26일 오후 6시 열리는 준결승전에서 한국이 격돌해야 할 이라크는 껄끄러운 상대다. 한국은 이라크에 역대 상대 전적에서는 6승 10무 2패로 앞서 있지만 아시안컵에서는 우세를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2007년 아시안컵 준결승에서는 연장전까지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3-4로 패했다. 당시 이라크는 한국을 꺾은 기세를 몰아 우승까지 차지했다. 가장 최근의 A대표팀 맞대결은 2009년 한국에서 열린 친선경기로 한국이 2-1로 승리했다. 그러나 지난해 1월 22세 이하 대표팀끼리 격돌했던 AFC(아시아축구연맹) U-22 챔피언십 준결승에서는 이라크가 1-0으로 이겼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한국이 일단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다. 이라크의 공수 흐름을 조율하는 미드필더로 팀의 에이스인 야세르 카심이 경고 누적으로 준결승전에 나설 수 없게 됐다. 반면 예선리그에서 경고 한 개씩을 받았던 한국의 남태희 김창수 차두리 장윤수 한교원은 경고 걱정 없이 준결승전에 나설 수 있게 됐다. 대회 규정상 4강에 진출하면 조별 예선리그에서 받은 경고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8강전에서 경고를 받은 기성용과 곽태휘는 준결승에서 경고를 다시 받으면 결승에 나설 수 없다.

대표팀 관계자는 “선수들이 휴식을 취하면서 이란-이라크 경기를 지켜봤다. 온 힘을 다해 이라크를 꺾고 결승에 진출하겠다”며 “준결승전까지 이라크보다 하루 더 쉴 수 있어 체력적으로도 한국이 유리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4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에서 2-0으로 승리한 이후 무실점 5연승 행진 중인 한국 대표팀의 분위기는 더 이상 좋을 수가 없는 상태다. 대표팀이 무실점 5연승을 거둔 것은 1990년 이후 25년 만이다. 대표팀 관계자는 “우승을 못하면 이상하다고 생각될 정도로 선수들의 분위기가 좋다. 선수들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자신감이 고스란히 나타난다”고 말했다.

4강전을 앞두고 액땜도 제대로 했다. 23일 멜버른을 떠나 시드니로 향했던 대표팀은 비행기 결함으로 40분간 공항 근처를 비행하다 멜버른 공항으로 돌아왔다. 당초 도착 시간보다 2시간 정도 늦게 시드니 공항에 도착했지만 선수들의 얼굴에는 여유가 넘쳤다. 곽태휘는 “우리에게 좋은 일이 오려고 이런 해프닝이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주호(마인츠)도 “선수들 모두 긍정적으로 생각하려는 분위기다”고 전했다. 비행기 연착으로 대표팀은 이날 오후 훈련을 취소했다.

시드니=김동욱 기자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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