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영준]창조경제시대 일자리 창출 위한 기업의 역할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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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준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
김영준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
현 정부가 ‘일자리 중심 창조경제’를 국정목표로 제시한 지도 2년이 다 돼 간다. 창조경제의 핵심 키워드는 ‘과학기술의 발전과 혁신’, 이를 통한 ‘산업의 성장’과 ‘일자리 창출’이라고 할 수 있겠다.

기술혁신이 국가경제의 성장을 이끄는 원동력이지만 기술혁신이 반드시 일자리 창출과 고용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 기업은 기업가정신을 바탕으로 신시장을 창출하는 ‘파괴적 혁신’에 더 많은 노력과 투자를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산학연 협력을 통한 ‘오픈 이노베이션’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벤처 창업 활성화도 필요하다. 한 연구에 따르면 벤처기업 일자리가 1개 늘어나면 다른 분야의 부수적 일자리 5개가 추가 창출된다고 한다. 사실 현 정부 들어 선순환 벤처 창업 생태계 확립(창업-성장-회수-재투자)을 위한 정책적 지원은 활발히 가동되는 것 같다. 그런데도 벤처 창업 의지는 그리 높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아무래도 건전한 인수합병(M&A)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은 데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M&A는 창업자에게는 단기간에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는, 투자자에게는 짧은 기간에 투자수익을 회수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준다. 미국 등에서는 대기업이 M&A를 통해 사업화를 추진하는 방식이 매우 일반적이다. 기술력 있는 벤처기업에 대기업이 자본을 투자해 제값을 주고 M&A하는 방식이 보편화돼 있다. 이에 반해 국내에서는 벤처기업 기술력이 객관적으로 인정받기보다 대기업의 구매력에 의해 평가절하되곤 한다. 심지어 일부 대기업이 힘없는 벤처기업을 M&A라는 명목으로 헐값 인수하려는 사례도 있어 반M&A 정서가 강하다.

대기업이 벤처기업의 외형적 자산만이 아니라 아이디어와 기술의 공정한 가치대로 M&A를 추진하는 문화가 정착될 때 벤처 창업의 의지가 살아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기술력과 경쟁력을 갖춘 벤처를 창업하면 대기업과의 M&A를 통해 기술의 사업화를 추진할 수 있고 큰돈도 벌 수 있는 풍토가 마련될 때 벤처 창업 의지가 커지고 일자리도 늘어날 것이다. 창업한 지 1년밖에 되지 않은 직원 67명의 작은 회사인 유튜브를 구글이 약 1조7000억 원에 인수한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김영준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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