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기반시설 태부족… 갈길 먼 나주 ‘빛가람 혁신도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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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대신해 보건소서 임시 진료… 연말엔 2층규모 소방서 들어서
파출소 신설은 예산없어 난항… 이주 직원들 조기정착 어려워

한국전력 등 16개 공공기관이 들어서는 전남 나주시 빛가람 혁신도시는 전국 혁신도시 가운데 이전 공공기관 수가 가장 많다. 나주시 제공
한국전력 등 16개 공공기관이 들어서는 전남 나주시 빛가람 혁신도시는 전국 혁신도시 가운데 이전 공공기관 수가 가장 많다. 나주시 제공
병원, 파출소, 소방서가 없어 ‘3무(無)’ 도시로 불리던 전남 나주 빛가람 혁신도시에 5일 병원을 대신할 보건소가 문을 열었다. 올해 안에 119안전센터도 들어설 예정이어서 이제 파출소만 없는 ‘1무(無)’ 도시로 바뀌게 된다.

빛가람 혁신도시는 전국 10개 공공기관 지방 이전 신도시 가운데 이전 기관이 가장 많다. 게다가 광주와 전남 두 지자체가 광주-전남으로 이전하는 공공기관 16개를 이곳에 집중시키기로 했다. 이전 기관 직원만 6000명을 넘어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공공기관 이전이 속속 진행되면서 광주시와 전남도, 나주시는 기반시설 확충에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이전해 온 13개 공공기관 직원들은 “기반 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빛가람 혁신도시가 조기 안착하기 위해선 해결해야 할 숙제가 적지 않아 보인다.

○ 올해도 파출소는 미정

당분간 병원 역할을 대신할 건강생활 지원센터가 5일 진료를 시작했다. 지원센터는 터 990m², 건물 면적 641m² 규모로 소아과, 내과, 한의과 공중보건의 3명이 배치돼 진료를 한다. 전남도 관계자는 “지원센터는 민간 병원과 약국이 들어서기 전까지 한시적으로 진료한다”고 말했다. 3월까지 소아과, 산부인과. 이비인후과 등 의원급 병원과 약국이 들어설 예정이다. 종합병원 입주 시기는 아직 불확실하다.

연말까지 건물 면적 1695m², 2층 규모 119안전센터도 들어선다. 119안전센터에는 소방차 등 장비 5대, 소방관·구조대원 19명이 배치된다.

파출소 신설은 올해도 여의치 않아 보인다. 컨테이너로 된 이동 파출소는 인근 금천파출소 직원 1명이 주간에만 근무하고 있다. 휴일이나 야간에는 순찰차가 출동한다. 최근 마트나 찜질방 등 일부 편의시설이 들어서고 있지만 사설 학원이 아직 없다는 점도 이전 기관 직원들의 조기 안착을 어렵게 만드는 부분이다.

○ 풀어야 할 숙제 산적

빛가람 혁신도시 내 13개 공공기관에는 직원 6212명이 근무하고 있다. 남은 3개 기관이 내년까지 이전하면 직원 500명 정도가 늘어난다. 2017년까지 아파트 1만5000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하지만 여의도의 2.5배 면적(7.3km²)인 혁신도시는 아직도 밤이면 어두운 곳이 많다. 이전 공공기관 노조협의회 관계자는 “가로등 2개 중 1개는 불이 켜져 있지 않아 어두워 안전사고 발생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고 말했다.

도심에서 1km 정도 떨어져 있는 축산 농가 32곳도 쾌적한 주거를 방해하는 요소 중 하나다. 전남도와 나주시가 올해 돼지 사육 농가 17곳을 이전토록 할 계획이지만 나머지 15곳은 농가들이 생존권 보장을 호소하고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중교통도 아직 갈 길이 멀다. 광주시는 혁신도시를 오가는 직행좌석 버스 투입을 논의하고 있지만 나주 시내버스 회사들이 난색을 표하고 있다. 광주와 나주의 택시 요금 단일화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전력의 한 직원은 “나주에서 광주로 나가려고 대리운전사를 부르면 바가지요금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며 “하루빨리 정주 여건이 갖춰져 포근한 보금자리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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