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살타 딱 1번, 그것도 개막전에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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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건창 ‘201안타’ 못잖은 대기록… “역대 최다 135득점도 큰 의미”

넥센 서건창은 올 시즌 병살타가 딱 한 개밖에 없다. 타석에 617번이나 들어선 선수 치고는 너무 적은 수다. 이전까지 프로야구에서 타석에 600번 이상 들어서 병살타가 1개 이하인 선수는 단 한 명도 없었다.

더 놀라운 것은 이 병살타가 개막전 네 번째 타석에서 나왔다는 점이다. 그 뒤로 612타석에서는 병살타가 단 한 개도 없다. 이전까지 한 시즌에서 병살타 없는 최다 연속 타석은 1983년 MBC 김인식(61)이 기록한 416타석이었다.

잘 나오지 않는 삼중살을 제외하면 야구에서 가장 나쁜 기록은 단연 병살타다. 2012∼2014 프로야구에서 병살타 한 개는 기대득점을 0.79점 줄였다. “병살타 세 개 치고 이기기를 바라지 말라”는 야구 격언이 나온 이유다. 특히 1번 타자가 병살타로 득점권에 갈 수 있던 주자와 함께 죽는 것은 타선 전체로도 치명적이다. 중심 타선이 타점 기회를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서건창이 병살타와 담을 쌓은 넥센은 지난해 9월 28일 LG에 4-0으로 승리한 경기부터 올 9월 12일 SK에 0-3으로 패한 경기 전까지 129경기 동안 매 경기 1점 이상을 뽑았다. 올해 프로야구 한 시즌 경기 수(128경기)를 감안하면 1년이 넘도록 모든 경기에서 득점을 올린 셈이다.

팀은 스타를 필요로 하고, 스타는 팀을 필요로 한다. 18일 올 시즌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서건창은 “역대 최다인 201안타를 때린 것 못지않게 역대 득점 1위(135점)를 차지한 것에도 큰 의미를 두고 싶다. 그만큼 많이 살아 나가서 팀플레이에 도움이 됐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딱 한 개뿐인 병살타 역시 서건창의 특별한 팀플레이를 보여주는 숨은 증거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서건창#병살타#넥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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