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국민안전처 장차관, 모두 軍 출신으로 채워야 했나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19일 03시 00분


코멘트
초대 국민안전처 장관으로 내정된 박인용 후보자에 대한 청와대의 설명은 찬사 일색이다. “군에서 일선 지휘관과 인사 전략 교육 분야를 경험해 범정부적인 재난 관리 컨트롤타워로 발족하는 국민안전처를 이끌 적임자다.” 박 후보자는 해군 인사참모부장 제3함대사령관 작전사령관 등을 지낸 합동 작전 전문가다. 하지만 초대 국민안전처 장관을 소방방재청과 재난안전대책본부 등에서 재난 구조로 잔뼈가 굵은 전문가를 발탁하는 대신 군사 분야에서 뽑은 데 대해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도 많다.

현대 사회에서 안전 문제를 다루는 정부 측 최고책임자는 구조 구난뿐만 아니라 각종 재해에 대해 안전 관리를 치밀하게 수행하고, 가용 자원을 유기적으로 동원할 수 있는 지휘 능력을 갖춰야 한다. 해군 출신의 박 후보자가 육해공을 가리지 않고 빈발하는 대형 사고에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을지 믿음이 가지 않는다.

국민안전처 차관에 발탁된 이성호 내정자는 육군 3군단장, 합참 군사지원본부장, 국방대 총장 등을 지냈다. 국민안전처의 장관과 차관이 모두 군 출신으로 채워진 것은 강도 높은 훈련이 필요한 재난 대응의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한쪽으로 치우쳤다는 지적을 받을 만하다. 더욱이 국가의 외교 및 안보 사령탑(김관진 대통령국가안보실장)과 안전 사령탑을 모두 군인 출신에게 맡긴 셈이 됐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안보와 안전도 구별하지 못하는 상식 이하의 인사”라고 비판했다.

세월호 참사 당시 국방부 장관 출신의 김장수 대통령국가안보실장은 국가적인 긴급 상황을 일차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자리에 있으면서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두 후보자는 분골쇄신의 자세로 ‘안전 대한민국’의 초석을 쌓아 일각의 우려를 씻어내야 한다.
#국민안전처#국방부#안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