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범현 감독 “호랑이 눈빛으로 소처럼 걸어가겠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11월 19일 06시 40분


kt 조범현 감독은 신생팀의 수장으로서 할 일이 태산이다. 조 감독은 “어려운 상황은 많지만 호랑이처럼 날카롭고 반짝이는 눈빛으로, 소처럼 뚜벅뚜벅 걸어가겠다”고 밝혔다. 스포츠동아DB
kt 조범현 감독은 신생팀의 수장으로서 할 일이 태산이다. 조 감독은 “어려운 상황은 많지만 호랑이처럼 날카롭고 반짝이는 눈빛으로, 소처럼 뚜벅뚜벅 걸어가겠다”고 밝혔다. 스포츠동아DB
■ 조범현 감독이 말하는 내년의 kt

내년 144경기 더 강한 체력·전력 필요
마르테 3루수비 굿…방망이는 보너스
kt에 없는 경험…특별지명·용병이 열쇠

17∼18일 이틀간 제주오라구장에서 마무리훈련 중인 조범현 kt 감독을 만났다. 내년 1군 데뷔를 앞둔 kt의 전력은 2년 전 NC에 비해 많이 뒤쳐져 있다. 2년간 우선지명으로 뽑을 수 있는 신인자원부터 달랐다. NC 창단 때는 최근 몇 해 손에 꼽을 정도로 좋은 신인이 많았다. 앞으로 각 구단의 보호선수 20명 외 특별지명 9명, 프리에이전트(FA) 영입 등이 남아있지만 이 역시 장밋빛은 아니다. 특별지명에서 제외되는 FA선수가 유독 많고 NC를 통해 큰 경험을 쌓은 각 팀은 유망주와 즉시전력을 대거 입대시켰다. FA시장은 폭등했다. 과거 정상급 선수 2명을 영입할 수 있는 금액으로 주전급 전력 한명 잡기가 힘겹다.

조 감독은 “우리 팀 이름이 kt 위즈(wiz)니까. 마법이라도 부리고 싶다”는 농담으로 빙그레 웃었다. 그리고 “어려운 상황은 맞다. 그러나 선수가 없다는 말은 하지 않겠다. 우리 팀에는 최선을 다하고 있는 선수들이 많다. 호시우행(虎視牛行)이란 말을 가슴에 새기고 있다. 호랑이의 날카롭고 반짝이는 눈빛으로 소처럼 뚜벅뚜벅 걸어가겠다”고 말했다.

-마무리훈련인데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30분까지 매일 강행군이다.

“(그라운드에서 훈련 중인 선수들이 kt입단 전 어떤 팀에서 뛰었고 어떤 경력을 갖고 있는지 자세히 설명한 후)모두 힘들게 여기까지 온 친구들이다. 지난 1년간 열심히 했다. 얼마 전 선수들을 모아 놓고 이런 말을 했다. ‘1월이면 10명이 넘는 선수(특별지명, FA)들이 온다. 또 다시 기회를 뺏길 것인가?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보낼 때다. 코치들과 최선을 다해 열심히 돕겠다.’ 지금은 힘들어도 견뎌내야 할 때다.”

-NC에 비해 신인자원이 좋지 않은 시기였다. 특별지명과 FA계약이 매우 중요해졌다.

“NC는 시즌 128경기를 했다. 중간 중간에 3일간 경기 없는 날도 있었다. 신생팀에게는 숨을 돌릴 수 있는 시간이었을 것이다. 우리는 내년 곧장 144경기를 한다. 더 강한 체력과 더 두터운 전력이 필요하다. 가장 크게 고심되는 부분은 kt가 프로야구 전체 경기 수준과 관중에 악영향을 주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패하더라고 끝까지 잘 싸워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특별지명과 FA영입이 중요하다. 또한 분명한 목표와 방향설정이 필요하다. 선수생활 황혼기를 맞고 있어도 팀을 이끌 수 있는 리더십을 갖췄다면 뽑고 싶다. 즉시 전력이 아니더라고 팀의 미래가 될 수 있으면 뽑겠다. 그런 여러 가지 생각을 하고 있다”

-외국인선수의 전력도 데뷔 첫 시즌 비중이 크다.

“야수 한 명은 타격보다 수비가 먼저라고 봤다. (최근 영입한)앤디 마르테의 3루 수비는 수준급이다. 방망이는 보너스라고 본다. kt가 갖고 있지 않은 것은 경험이다. 그 경험을 채워줄 전력이 특별지명과 외국인선수다. 최근 리그는 7∼8회 싸움이다. 투수는 선발 2명에 불펜 1명을 고민하고 있다. 연승은 못해도 연패는 하기 싫다.”

-지난 1년간 희망을 본 선수들은 누구인가.

“하나둘씩 선수들이 모여 열심히 뛰었다. 김사연과 김동명, 문상철은 타선에서 기대를 하고 있다. 투수는 박세웅과 고영표, 안상빈, 올해 지명한 주권 등이 매력적이다. 전반기에는 1군에서 뛸 전력을 찾았고 후반기에는 프로선수로 갖춰야 할 체력, 정신적인 부분을 강조했다.”

조 감독은 내년 시즌에 대해 “많은 어려움을 있을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피하지 않겠다. 아무리 힘들어도 젊은 투수들을 무리하게 등판시키지 않겠다. 선발투수가 되려면 2년 정도는 노력해야 근육이 완성된다”는 말을 덧붙였다. 호시우행. 오늘도 제주의 찬 바람 속에 kt는 뜨거운 눈빛으로 우직하게 걷고 있다.

제주|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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