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제기술 日수출… 창조경제와 맞닿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18일 03시 00분


코멘트

이경하 JW홀딩스 부회장
국내 제약사 신약 첫 특허사용료… “20년 기술개발 투자 성과 가시화”

“불가능하다고 여기던 신약 분야에서 특허사용료를 받았다면 이것이 의료 및 제약분야에서 무형자산으로 국부를 창출하는 창조경제를 실현한 사례가 아닐까요.”

이경하 JW홀딩스 및 JW중외제약 대표이사 부회장(51·사진)은 12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9월 자사의 항암제 개발기술을 특허 사용료를 받고 일본 바이오기업에 제공한 사실을 강조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당시 일본 프리즘파마에 특허료를 받은 내용은 외신에서도 다뤄졌으며 특허료는 계약상 공개되지 않았다.

이 부회장은 “국내 제약사가 외국 기업으로부터 신약 개발 관련 특허 사용료를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20년 가까이 기술 개발에 몰두하는 과정에서 ‘실패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를 수없이 들었지만 결국 우리가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중외제약이 보유한 특허는 몸 안에 있는 ‘윈트(Wnt)’라는 신호 전달 경로를 제어할 수 있는 기술. 화학물질을 활용해 윈트를 조절함으로써 암 세포가 몸 안에 퍼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윈트 기반의 표적항암제를 개발하려는 다른 제약사들은 자사가 보유한 특허를 사용해야 한다는 게 중외제약의 설명이다. 예컨대 미국 정보기술(IT) 기업 퀄컴이 휴대전화 통신기술인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원천기술 특허를 보유한 덕분에 국내 단말기 제조업체로부터 매년 로열티를 받는 것과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부회장은 “국내 업체들이 화이자 등 글로벌 제약사의 연구개발(R&D)과 영업력을 따라가기란 쉽지 않다”며 “우리가 신약 개발 자체보다 그 기반이 되는 신기술 개발에 더 주력한 것도 ‘우물 안 개구리’를 벗어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실제 중외제약은 다른 국내 제약사들이 기존 약품의 화학구조를 바꿔 효능이나 안전성을 높인 개량신약 개발에 주목하는 것과 달리 원천기술 확보에 힘을 쏟아왔다. 이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부가가치를 창출하자는 현 정부의 창조경제 정책과도 맞닿아 있는 셈이다.

이 부회장은 이종호 JW홀딩스 회장의 장남으로 3세 경영인이다. 그는 “내년이면 창립 70주년을 맞는다.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중외제약의 역사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창규 kyu@donga.com·김성모 기자
#항암제#이경하#JW홀딩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