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맨’ 박한이, 한 방에 끝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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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한국시리즈 3차전서 3-1 승리

넥센 염경엽 감독은 1-1로 맞선 9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3번째 투수 손승락을 한현희로 교체했다. 투구 수(33개)를 배려해 휴식 없이 이어질 4차전을 대비한 포석이었다. 넥센의 9회말 공격이 중심 타선부터 시작하기에 연장전에 가지 않고 끝낼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려 있는 듯했다. 염 감독의 승부수는 실패로 돌아갔다. 21세 한현희는 나바로에게 볼넷을 허용한 데 이어 박한이에게 2점 홈런을 맞았다. 앞선 4타석에서 무안타였던 박한이는 이 한 방으로 경기 최우수선수(MVP)가 됐다.

삼성이 7일 목동에서 열린 한국시리즈(4선승제) 3차전에서 박한이의 결승 2점 홈런을 앞세워 넥센을 3-1로 꺾고 1패 뒤 2연승을 달렸다. 역대 한국시리즈 1승 1패 상황에서 3차전을 이긴 팀의 우승 확률은 91%(11번 중 10번)에 달한다.

‘타자 친화적’인 목동구장이라 난타전이 예상됐지만 초반부터 투수전이 이어졌다. 0의 행진은 5회말 넥센이 깼다. 1사에서 로티노가 잘 던지던 장원삼을 상대로 솔로 홈런을 터뜨린 것. 침묵하던 삼성 타선은 8회초 동점을 만들었다. 행운이 따랐다. 2사 1루에서 이승엽이 때린 공은 힘없이 높게 떴다. 2루수 서건창, 중견수 이택근, 좌익수 로티노까지 달려왔지만 잡지 못했다. 그사이 1루 대주자 박해민이 홈을 밟았다.

박한이(35)는 진갑용과 마찬가지로 이번이 10번째 한국시리즈인 베테랑이다. 한국시리즈 통산 최다 득점(34), 안타(50), 타점(27), 루타(72), 4사구(35)의 기록도 계속 바꿔나가고 있다. 지난 한국시리즈에서는 타율 0.292에 1홈런 6타점을 기록하며 시리즈 MVP가 됐다.

승부를 뒤집은 삼성은 9회말 마무리 임창용을 등판시켰고 넥센은 3번 유한준, 4번 박병호, 5번 강정호가 삼자범퇴하며 주저앉았다. 해태 시절인 1997년 이후 17년 14일 만에 한국시리즈 세이브를 기록한 임창용은 구대성(38세 2개월 10일)을 뛰어넘어 포스트시즌 최고령(38세 5개월 3일) 세이브 투수가 됐다. 4차전은 8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류중일 삼성 감독=장원삼과 진갑용이 오랜만에 호흡을 맞췄는데 정말 잘 맞았다. 8회 이승엽의 빗맞은 행운의 안타로 동점을 낸 것이 게임의 흐름을 우리에게 넘어오게 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 박한이가 2점 홈런을 때려 큰 경기에 강하다는 걸 보여줬다. 단기전이니까 4승을 먼저 하는 게 중요하다. 내일 중간투수들을 총출동시켜 꼭 승리하겠다.

▽염경엽 넥센 감독=오늘 경기는 쓸 것 다 쓰고 져서 속이 상한다. 1-0으로 이기고 싶었는데 지키는 야구가 안 돼서 상대에게 승리를 넘겨줬다. 벤치의 능력 부족이었다. 내일 경기 잘해서 다시 평등한 위치로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

이승건 why@donga.com·주애진 기자
#한국시리즈#박한이#삼성#넥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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