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커룸]염경엽 “꿈에서도 경기… 승패는 반반”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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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자면서) 욕 좀 그만하라고 하더라고요.”

넥센 염경엽 감독(46·사진)은 27일 LG와의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 이렇게 말했다. 염 감독은 야구계의 소문난 신사다. 선수들이 실수를 해도 좀처럼 화를 내는 일이 없다. 그런 그가 꿈에서는 욕을 많이 한다며 겸연쩍게 웃었다.

염 감독은 좋은 꿈을 꾸었느냐는 질문에 “꿈에서 겁나게(엄청) 야구하고 투수 교체도 겁나게 했다”고 대답했다. 그는 정규시즌에도 야구하는 꿈을 많이 꾼다. 포스트시즌처럼 큰 경기를 앞두고는 더욱 그렇다. 염 감독은 “야구장에서는 안 그러는데 꿈에서는 (선수들에게) 화도 내고 욕도 한다. 꿈에서는 더 과감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꿈속 승률은 50% 정도. 염 감독은 “다양한 상황을 가정해 볼 수 있어 꿈이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자면서도 야구를 생각하는 것, 야구 사령탑의 삶이다.

감독들은 항상 책임과 부담을 짊어지고 있다. 최고의 자리에 있을수록 그 정도는 심하다. 3년 연속 팀을 정상에 올려놓은 삼성 류중일 감독(51)의 마음고생도 만만치 않았다. 류 감독의 아내는 한 인터뷰에서 “집에서 가만히 앉아 있다 소리를 지르며 벌떡 일어나거나 벽을 보고 대화하듯 혼잣말을 할 때도 있다”며 안쓰러워했다. 사상 첫 4년 연속 통합 우승을 준비하는 지금 류 감독의 마음고생도 깊어지고 있다.

마음을 다스리는 자신만의 비법을 터득한 감독도 있다. LG 양상문 감독(53)은 경기가 있는 날이면 홈에서든 원정에서든 근처 절을 찾는다. 절에 앉아 차분히 생각을 정리하는 것. 준플레이오프에서 고배를 마신 NC 김경문 감독(56)은 아침에 일어나면 방에 향을 피우며 마음을 차분하게 가다듬고는 했다.

이날 꾼 꿈의 결과를 묻자 염 감독은 “결과는 안 나오고 과정만 나왔다”며 말을 아꼈다. 이날 넥센은 플레이오프 첫 승리를 챙겼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염경엽#넥센#승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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