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송재익]나라 위해 숨진 이들을 기억하는 법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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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익 강남대 안보학 교수
송재익 강남대 안보학 교수
장면 1, 미국의 메모리얼 데이인 5월 26일(매년 5월 마지막 월요일, 미국의 현충일에 해당한다). LA 다저스 류현진이 미국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신시내티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퍼펙트’ 피칭으로 4:3 승리하면서 시즌 5승을 거뒀다. 8회에 2루타를 맞고 강판될 때 팬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유심히 TV를 시청한 사람이면 평상시의 유니폼과 모자가 아님을 알 수 있었다. 류현진을 비롯한 LA 다저스 선수단과 신시내티 선수단 모두 미 해병대의 위장무늬가 새겨진 복장을 하고 나왔다. 전쟁에서 희생된 군인들을 기리고 국가와 국민을 위한 서비스(군 복무)에 감사를 표하는 밀리터리 룩 복장을 하고 경기에 임한 것이다.

장면 2, 미국 뉴욕 주 차파쿠아 시는 5월 26일, 2006년 아프가니스탄전쟁에서 전사한 한인 최규혁 하사를 기리기 위해 그의 이름을 붙인 다리 명명식을 가졌다. 최 하사는 7세 때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했다. 뉴욕 시 브롱크스고교를 나와 뉴욕주립대를 졸업했다. 2001년 미 육군에 입대한 그는 아랍어 특기를 살려 2006년 8월 아랍어 암호 해독 임무를 맡고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됐다. 우루즈간 지역에서 작전 수행 중 도로에 매설된 폭발물이 터지면서 목숨을 잃었다. 최 하사를 기리기 위해 차파쿠아 시가 그의 이름을 붙인 다리 명명식을 유가족과 시민을 초청해 가진 것이다.

호국보훈의 달 6월을 맞이해서 말하고 싶은 것이 있다. 우리도 군, 소방서, 경찰 등 ‘제복’에 대한 존중과 감사의 표시로 프로야구에서부터 밀리터리 룩을 입고 경기를 하는 건 어떨까. 그렇게 함으로써 당사자들인 선수뿐만 아니라 어린이들도 제복에 대한 자부심과 존중심을 가질 수 있고, 또 미래의 꿈이 될 수도 있다.

군 기지 및 도로에도 국가와 사회를 위해 애쓰다 희생된 사람들의 이름을 붙이는 행사를 가지면 어떨까. 이렇게 함으로써 국가가 부르면 가고, 자기의 일보다 ‘공공의 선’을 위해 책임과 본분을 다할 것이라 감히 생각한다. 이런 문화행사를 통해서 사회 구성원 간의 신뢰와 믿음을 회복하면 우리 사회는 건전하게 발전해 나갈 것이다.

이제 6월을 맞아 나라의 독립과 6·25전쟁 때 국가를 위해 희생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을 기억하고 감사하게 생각하는 마음으로 이 난국을 타개해 나갔으면 한다. 호국영령들이 있었기에 국가가 있고, 우리 사회가 있으며, 소중한 우리 가정과 내가 존재하는 것이다. 6일 현충일을 맞이하여 호국영령들의 숭고한 뜻을 되새기고, 한번 가족들과 같이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다면 참으로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송재익 강남대 안보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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