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20년]아시아 이어 유럽까지… 홈쇼핑 한류바람, 세계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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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시장을 개척하다

올해는 한국에 홈쇼핑이 시작된 지 20주년이자 한국 홈쇼핑업체들이 해외 시장에 진출한 지 10년째 되는 해이기도 하다. 가장 먼저 해외 시장에 발을 내디딘 곳은 CJ오쇼핑이다.

한국 홈쇼핑 업체로 해외 진출… 7개국에서 사업


CJ오쇼핑은 2004년 4월 중국 미디어 그룹인 상하이미디어그룹과 함께 ‘동방(東方)CJ’를 설립하며 중국에 진출했다.

중국 최초의 홈쇼핑 전용 방송인 동방CJ는 품질관리와 빠른 배송을 앞세워 빠르게 성장했다. 처음 흑자를 내기 시작한 건 2006년. 취급액은 2007년 1000억 원, 2008년 2100억 원, 2009년 4200억 원으로 매년 2배 이상으로 커졌다.

CJ오쇼핑은 2008년 10월 중국 톈진을 기반으로 하는 ‘천천(天天))CJ’를 개국했다. 그해 3월에는 인도에 ‘스타CJ’를 세우며 국내 유통업계 최초로 인도 시장에 진출했다.

인도에서는 2010년 8월부터 24시간 방송을 하고 있다. 2011년 1월에는 일본 프라임쇼핑을 인수해 ‘CJ프라임쇼핑’을 설립했다. 역시 국내 홈쇼핑 업계에서는 첫 일본 진출이었다. 같은 해 7월부터는 베트남에 합작회사 ‘SCJ’를 설립해 호찌민, 껀터 등 주요 5개 도시를 중심으로 방송을 시작했다.

2012년 6월에는 태국 최대의 엔터테인먼트그룹인 GMM그래미와 함께 GCJ를 설립했다. CJ오쇼핑 측은 “태국 시장 진출로 중국, 일본, 베트남, 인도로 이어지는 ‘아시안 홈쇼핑 벨트’를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CJ오쇼핑은 아시아 시장에 이어 유럽 시장도 두드렸다. 2012년 하반기에 터키 최대의 미디어그룹인 미디어 사(MediaSa)와 함께 ‘MCJ’를 설립하고 터키 시장에 진출했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해 10월 필리핀에 진출했다.

현재 CJ오쇼핑은 7개국에 진출한 상태다. 해외에서 거둬들이는 수입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04년 200억 원에 미치지 못했던 해외 취급액은 2011년에는 50배 규모인 1조 원대로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업계 추정치로 1조7970억 원의 해외 취급액을 달성했다. 이는 국내 취급액의 60%에 육박하는 규모다.

중소기업 해외 판로 개척도 지원


CJ오쇼핑은 해외진출 초기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신흥시장에 진출해 해당 국가의 성장과 함께 한국형 홈쇼핑 문화를 전파했다. 또 우수한 한국 상품, 특히 중소기업 상품을 현지 소비자에게 소개하는 데 역점을 두어왔다.

CJ오쇼핑을 통해 중소기업들이 해외 시장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간 해외에 진출한 CJ오쇼핑을 통해 판매된 한국 상품은 7000억 원어치를 넘어선다. CJ오쇼핑은 지난해 해외에서 2190억 원의 한국 상품을 판매했으며 이 중 70%가 중소기업 상품이었다.

여기에는 중국 상하이에 본사를 두고 있는 CJ오쇼핑의 자회사 CJ IMC(International Merchandising Company)의 역할이 컸다. CJ IMC는 중소기업에서 생산하는 양질의 제품을 해외에 진출시키고 해외 지역의 우수상품을 한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에 공급하는 일을 한다.

CJ오쇼핑은 기존에 해외 회사와 합자법인을 설립해 글로벌 홈쇼핑 네트워크를 구축하던 전략에서 더 나아가, CJ IMC를 통해 상품을 공급하고 우수 상품을 조달하는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해외 진출 초기에는 주로 주방용품과 생활용품이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최근에는 가공식품과 아동도서, 패션·잡화 등 상품이 다양화되고 있다. 이는 국가별로 다른 경제상황과 문화 차이에 따라 선호하는 상품에 맞춰 전략을 수정해 나갔기 때문이다.

CJ오쇼핑은 올해 해외 시장에서 운영 효율화와 상품공급 확대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동남아시아뿐만 아니라 선진국을 대상으로 한 추가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 CJ오쇼핑은 2017년까지 현재 전 세계 1위 사업자인 미국 QVC를 넘어 취급액 20조 원을 달성해 세계 1위 온라인 쇼핑 사업자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해선 CJ오쇼핑 대표는 “고객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높은 품질의 상품을 제공하고 중소기업 상품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것이 CJ오쇼핑의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 주방용품 → 속옷·김치냉장고 → 보험 → 패션 ▼
홈쇼핑의 무한 진화


한국에서 홈쇼핑이 시작된 이후 히트 상품에도 변화가 있었다. 홈쇼핑 히트 상품은 그 시대의 사회적 관심사와 경제 환경을 반영했다.

TV홈쇼핑 초기라고 할 수 있는 1995년부터 1999년에는 주로 저단가의 주방용품 및 가정용품이 많이 팔렸다. 녹즙기, 도깨비방망이, 다기능 요리도구 등 대부분 요리·청소·세탁 등 집안 살림에 쓰이는 제품들이었다.

2000년부터 2004년에는 이전에 비해 히트상품의 종류가 다양해졌다. 속옷을 비롯해 갈비, 김치냉장고 등이 주요 히트상품으로 꼽힌다. 상품의 구색이 늘어나면서 홈쇼핑은 ‘살림살이 가게’ 이미지에서 벗어났다. 식품 및 가전제품에 더해 여행상품이나 공영관람권과 같은 서비스 상품도 등장했다.

홈쇼핑에 보험 방송이 처음 시작된 것은 2003년 말이었다. 인터넷이 보편화되기 시작하면서 삼성, 컴팩 등 가정용 컴퓨터가 히트상품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특히 이 시기에는 디자이너 브랜드가 확대되면서 홈쇼핑 패션 상품의 품질과 만족도가 높아졌다.

2005년부터 2009년은 홈쇼핑 업체별로 차별화를 위한 단독 상품 유치가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40대 중반 이후로 고정됐던 홈쇼핑 고객층이 다양해지면서 남성이나 젊은 고객들의 구미에 맞는 제품이 확대됐다. CJ오쇼핑에서는 ‘댕기머리’와 ‘안동 간고등어’, ‘수려한’, ‘피델리아’ 등 제품력이 검증된 고품질 상품이 인기를 얻었다. 특히 이미용 상품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댕기머리와 수려한 외에도 ‘SEP’, ‘블로우 매직’ 등 전문가의 손길을 느낄 수 있는 ‘셀프 이미용 제품’들이 히트 상품에 이름을 올렸다. 누구나 쉽게 메이크업 아티스트처럼 최신 메이크업과 헤어 스타일링을 연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제품들이 나와 젊은 고객층으로부터 많은 지지를 얻었다.

2010년부터 홈쇼핑의 주력이 패션 상품으로 바뀌었다. 전체 히트상품 중 패션 상품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CJ오쇼핑에서는 2010년엔 피델리아, ‘아키바이 아시다미와’를 비롯해 ‘뱅뱅’, ‘끌로엘제이’ 등 총 5개의 패션 브랜드가 히트상품 10위 안에 들었다. 2011년엔 7개, 2012년엔 8개, 2013년에는 9개까지 패션 브랜드가 히트 상품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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