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디자인 산학협력에 대학-기업 ‘윈윈’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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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대 시각디자인과 특화교육

이해만 대구대 시각디자인학과 교수(왼쪽)가 23일 대구경북디자인센터에서 학생들에게 기업 디자인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이해만 대구대 시각디자인학과 교수(왼쪽)가 23일 대구경북디자인센터에서 학생들에게 기업 디자인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기업의 제품과 회사 이미지 디자인이 얼마나 중요한지 배우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취업 후 현장 적응을 위해서도 유익하고요.”

대구대 시각디자인학과 3학년 김윤주 씨는 26일 “디자인은 기업 경쟁력과 직결된다는 점을 생생하게 느꼈다”며 이같이 말했다.

대구대 시각디자인학과가 ‘학과 특성화’ 모델을 보여주고 있다. 다소 막연한 대학 전체 특성화가 아니라 학과 차원의 차별적인 노력으로 교육과 취업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23일 대구경북디자인센터에서 열린 이 학과 ‘기업 디자인’ 과목의 마지막 수업. 3학년 40여 명은 대구 경북지역 19개 기업을 대상으로 제품 및 회사 이미지 디자인 개발 사례를 발표했다. 학생들은 디자인 전문가 6명 앞에서 한 학기 동안 준비한 디자인을 평가받았다. 심벌마크를 비롯해 로고, 캐릭터, 명함, 서류 양식, 차량 색깔, 유니폼 등 디자인 차원에서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모든 분야를 다뤘다.

학생들의 작품은 해당 기업에 넘어가 실제 디자인 개발 등에 중요한 자료로 활용된다. 심사에 참여한 이장우 한국디자인기업협회 대구경북지회장은 “기업을 철저하게 분석해 필요한 디자인을 만든 노력과 수준이 대단하다”며 “상당수는 기업에서 바로 활용해도 충분할 정도”라고 말했다. 학생들 학점 평가도 교수가 일방적으로 하지 않고 이번처럼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반영된다. 산업디자인 전문기업인 노두호 아이딕스디자인 대표도 “거의 프로 수준인 학생들의 실력에 놀랐다”며 “디자인 분야 산학협력의 좋은 사례로 본다”고 말했다.

이 학과가 기업에 필요한 디자인을 제작하는 방식의 수업을 도입한 것은 2008년. 학생들은 디자인 공부가 기업에 어떻게 활용되는지 피부로 느끼고 디자인 개발 능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은 상품과 회사 이미지 개발에 실질적인 도움을 받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그동안 학생들이 디자인을 해준 기업은 60여 곳이며 이 중 40%가량은 학생들 작품을 실제 쓰고 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이 학과의 취업률은 평균 80%가량으로 전국 최고 수준이다. 입학 경쟁률도 대구대 안에서 가장 높은 편에 속한다. 학생들이 최근 4년 동안 대한민국디자인전람회 등 국내외 디자인 대회에서 94점이 입상한 것은 이런 특성화 성과를 잘 보여준다.

이뿐만이 아니다. 학기 중에는 현장성 높은 교육을 하고 방학 때는 디자인 관련 기업에서 1, 2개월의 인턴제를 운영한다. 3학년 박소영 씨는 “처음에는 ‘내가 과연 기업 디자인에 도움을 줄 수 있을까’ 고민스럽기도 했다”며 “디자인의 미래를 위해서도 기업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학과 단위 산학협력을 할 수 있는 이유도 기업에 교수들의 인식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이 과목을 개설한 이해만 교수(54)는 15년 동안 기업에서 디자인 업무를 맡은 경력이 있다. 이 교수는 “기업과 긴밀한 협력체제를 갖추는 수업이 취업이나 창업을 위해 매우 중요한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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