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전북]安風, 호남 정가에 태풍? 미풍?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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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의원, 신당 합류 잇달아… 민주당 “경쟁력 없는 후보들”
호남 민심잡기 경쟁 본격화

내년 6월 4일 치러지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 간의 호남 민심 쟁탈전이 본격화되고 있다. 최근 들어 민주당 소속 지방의원들의 신당행이 잇따르면서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양측의 신경전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신당의 주요 기반이 수도권과 호남으로 민주당과 겹치기 때문에 양측의 ‘호남 맞대결’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안 의원 측의 신당창당 준비 실무기구인 새정치 추진위 공동위원장으로 선임된 4명 중 2명이 호남권 인사다. 의사 출신으로 한국YMCA 전국연맹이사장을 지낸 윤장현 씨(64)와 김효석 전 의원(64)은 신당의 광주시장과 전남지사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새정치추진위는 17일 대전을 시작으로 26일 광주 등 전국순회설명회를 연다. 전국투어를 통해 지지기반을 넓히고 바람몰이에 나서겠다는 것. 내년 2월까지 새정치 추진위로 안 의원의 싱크 탱크 역할을 한 정책네트워크 ‘내일’, 외곽 지지모임인 광주전남시민포럼, 국민행동 전북지부 등이 통합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당 창당 움직임에 지역정가도 요동치고 있다. 민주당 소속 서정성 광주시의원에 이어 진선기 시의원이 탈당을 선언했다. 홍인화 시의원 등 민주당 소속 시의원 2, 3명과 무소속 이춘문 시의원도 신당으로 옮길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될 경우 당적을 가질 수 없는 교육의원 4명을 제외한 광주시의원 22명 가운데 민주당 소속은 12, 13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광주 북구의회 문혜옥 의원(민주)도 17일 탈당할 계획이며 전남도의회 이기병, 천중근 의원은 안 의원 지지모임에 합류했다. 신광조 전 광주시 상수도사업본부장(광주 서구청장 후보), 곽복률 정책네트워크 실행위원(북구청장 후보), 박진상 전 정읍시의회 의장(정읍시장 후보)도 신당 측 단체장 출마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소속 지방의원들의 잇따른 신당행에 대해 민주당 측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경쟁에서 밀릴 후보들’이라고 평가절하하고 집안 단속에 나섰다. 민주당 광주시당은 “새 정치와는 거리가 먼 사람들의 탈당이며 지방자치와 한국 정치의 발전보다 자신의 당선만을 노리는 정치행위다. 시민과 당원으로부터 엄중한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북지역 역시 민주당의 신당행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안 의원 우호그룹이 상당수 참여한 정치원로모임 ‘국민동행’ 전북지부가 전주에서 10일 창립대회를 열었다. 이계안 새정치 추진위 위원장은 “덕망 있는 분을 도지사 후보로 영입하는 등 내년 지방선거를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북에서는 자치단체장을 노리는 행정 관료 출신들의 신당행이 두드러진다. 군산시장 선거에 출마하려는 문명수 전 전주부시장, 고창군수 후보 정학수 전 농림2차관, 진안군수 후보 이명로 전 새만금 경제자유구역청장, 장수군수 입지자 권건주 전 전북도공무원교육원장 등이 그렇다.

호남에서 안철수 신당의 파급력이 큰 이유는 민주당에 대한 실망감이 컸기 때문으로 보인다. 최근 KBC 광주방송 여론조사에서 신당은 44.1%의 지지를 얻은 반면 민주당은 26.3%에 그쳤다. 무등일보 여론조사에서도 광주·전남 모두 신당이 민주당을 추월했다. 광주는 신당(47.7%)이 민주당(24.6%)보다 2배 가깝게 지지율이 높았다. 전남도 신당(38.0%)이 민주당(33.5%)을 앞섰다.

지병근 조선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호남 유권자들은 수십 년간 민주당을 지지했지만 기대에 못 미친다는 실망감이 컸다. 이 같은 실망감 때문에 신당의 지지율이 30%대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김광오 kokim@donga.com·이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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