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도시의 아이들, 통나무 다리 위에서 뒤뚱뒤뚱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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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 숲 체험장’ 잇달아 문열어

마포대진유치원 어린이들이 서울 마포구 상암산 유아 숲 체험장에서 로프타기 놀이를 하고 있다. 서울 시내 곳곳에는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야외 활동량을 늘리고 계절의 변화를 체험할 수 있는 유아 숲 체험장이 조성 돼 있다. 마포구 제공
마포대진유치원 어린이들이 서울 마포구 상암산 유아 숲 체험장에서 로프타기 놀이를 하고 있다. 서울 시내 곳곳에는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야외 활동량을 늘리고 계절의 변화를 체험할 수 있는 유아 숲 체험장이 조성 돼 있다. 마포구 제공
“선생님, 저희가 인디언 집 만들었어요!”

10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부면허시험장 맞은편 상암산 입구. 목도리와 장갑으로 중무장한 어린이들이 선생님의 손을 잡고 나뭇가지와 솔잎으로 만든 작은 움막으로 이끌었다. 이들은 최근 상암산에 조성된 유아 숲 체험장을 찾은 마포대진유치원 어린이들. 22명의 아이들은 영하의 찬바람에 아랑곳하지 않고 숲 속에 떨어진 아카시아 씨를 줍거나 신나게 통나무 징검다리 위를 뛰어다니는 등 도시에서는 좀처럼 경험하기 힘든 자연 속의 시간을 즐겼다.

마포구는 이달 5일 상암산 밑 상암공원에서 이어지는 산길에 생태연못과 숲 체험놀이장 등을 갖춘 1만5000m² 규모의 유아 숲 체험장을 조성해 운영에 들어갔다. 유아 숲 체험장이란 도시 아이들이 계절의 변화를 직접 체험하며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마련된 도심 속 숲 체험 공간이다. 4세∼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을 주 대상으로 한 공간이지만 가족끼리의 산책에도 그만이다. 최근 캠핑 같은 야외 활동이 큰 인기를 얻는 가운데 서울시는 각 구와 협의해 도심에서 쉽게 갈 수 있는 곳에 아이들이 자연을 체험할 공간을 조성하고 있다. 독일이나 스위스 등 유럽에서는 이미 유아를 대상으로 숲 속에서 자연 체험과 교육을 하는 ‘숲 유치원’을 활발히 운영하고 있다.

상암공원 유아 숲 체험장은 2011년 두꺼비 떼가 이동하는 장면이 목격된 상암산 밑 생태연못 근처에 조성됐다. 인공 시설은 최대한 줄이고 아이들이 자연을 있는 그대로 체험할 수 있도록 나무와 야생화를 다양하게 심었다. 나무 곳곳에는 무당벌레 장수하늘소 등 아이들의 흥미를 유발할 만한 큰 곤충모양 인형이 붙어 있었다. 숲 속 나무에는 ‘산사나무’ ‘상수리나무’ 등 이름표가 달렸다. 체험장에는 숲 해설사가 상주하며 숲 속에서 자라는 동식물에 대한 아이들의 호기심을 해결해주고 안전을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이날 아이들과 동행한 서성자 선생님은 “아이들이 신체 활동을 활발히 해야 균형 잡힌 성장을 한다”며 “야외 활동이 부족해 건강을 걱정하는 학부모들의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노원구는 지난달 상계동 수락산 동막골공원 인근에 유아 숲 체험장을 개장했다. 1만3000m² 넓이로 꾸민 체험장에는 통나무 오르기, 통나무 걷기 등을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모험놀이장과 숲 속 교실, 나뭇가지와 나뭇잎을 이용해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는 교구마당이 마련됐다.

강북구도 번동 주택가 인근 오동공원에 야생초화원, 피톤치드 체험장 등 유아들이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시설을 갖춘 유아 숲 체험장을 개장했다. 이곳에서도 숲 속에서 흙과 나뭇가지, 통나무를 이용한 다양한 체험 놀이를 즐길 수 있다.

용산구 한남동 남산공원 한남자락에 개장한 남산4공원 유아 숲 체험장을 방문하면 가까운 남산식물원과 가족산책로를 함께 즐길 수 있다. 이외에도 종로구 삼청공원과 동대문구 배봉산공원, 금천구 관악산(독산)공원 내 유아 숲 체험장도 올해 말∼내년 초 개장을 앞두고 있다.

평일은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서 학급 단위로 단체 예약을 해 이용할 수 있다. 단체 예약이 없는 평일이나 주말에는 가족단위 방문객도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체험장 길은 경사가 낮고 덱 계단과 아이들 키에 맞춘 계단 손잡이 등이 설치돼 있지만 안전사고를 대비해 보호자가 반드시 동행해야 한다. 시설 관리와 이용 문의는 각 구청 공원녹지과에서 담당한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유아 숲 체험장#상암공원#동막골공원#오동공원#남산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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