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여왕 김연아, 담담… 당당…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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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자그레브 복귀전 위해 출국

‘피겨 여왕’ 김연아(23·사진)의 표정은 편안했다. 수백 개의 카메라 플래시 속에서도 입가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말도 여유가 넘쳤다. “선수 생활을 시작한 이래 그 어느 때보다 마음이 가벼운 것 같다.” “결과와 점수에 대한 욕심은 없다.” “마음을 비우고 욕심내지 않고 침착하고 차분하게만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김연아에게 5∼7일 크로아티아에서 열리는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는 내년 소치 겨울올림픽 2연패를 향한 리허설 무대다. 오른 발등 부상으로 당초 출전하기로 했던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 시리즈 2개 대회를 모두 건너뛴 그에게 올 시즌 첫 출전 대회이기도 하다. 하지만 크로아티아 출국을 위해 3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 들어선 김연아에게서는 자신감을 넘어 무심(無心)의 경지에 들어선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김연아는 먼저 “올림픽 시즌을 늦게 시작했는데 늦은 만큼 더 철저히 준비하려고 노력했다. 이번 대회는 새 프로그램을 처음 공개하는 자리이니 욕심내기보다는 좋은 기억을 남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솔직히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서) 올림픽 금메달의 꿈을 이뤘기 때문에 결과에 대한 욕심과 부담감이 전혀 없다. 대회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경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주니어 시절부터 라이벌이자 밴쿠버 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아사다 마오(일본)에 대한 질문에도 “주니어 때부터 많이 비교당하고 라이벌 의식도 있었기에 서로 피하고 싶은 존재이기도 하지만 동기부여가 되고 자극이 되는 선수였다. 아사다가 없었으면 나도 이 정도로 성장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 시즌은 나에게도 아사다에게도 선수로서 마지막이 될 거 같은데 그동안 그래 왔던 것처럼 각자 열심히 해서 후회 없이 마지막 시즌을 보냈으면 좋겠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김연아는 이번 대회 쇼트프로그램에서 뮤지컬 ‘리틀 나이트 뮤직(A Little Night Music)’ 삽입곡인 ‘어릿광대를 보내주오(Send in Clowns)’를, 프리스케이팅에서는 탱고 거장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아디오스 노니노(Adios Nonino)’를 선보인다. 그는 “점프 구성은 예전과 똑같을 것 같다. 나머지는 며칠 후에 보여 드리겠다.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셨으면 좋겠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김연아가 출전하는 이 대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은 6일 저녁, 프리스케이팅은 7일 저녁(한국 시간) 열릴 예정이다.

비슷한 날짜인 5∼8일 일본 후쿠오카에서는 아사다 등이 출전하는 ISU 그랑프리 파이널이 열린다.

인천=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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